내 삶이여, 고마워요!/오-늘, 하루는

그 강가를 다 걸어야 하리

문선정 2009. 11. 26. 21:29

어느 날은

하루 치의 자유와

하루 치의 사랑을

끌어안고

그 강가를 다 걸어야 하리

 

자살바위 돌출한 그 강가로

수시로 달려가던

그 강가에

통증처럼 뱉어낸 말들은

어떤 바람의 무늬를 그리며 흩어졌는가

 

이 흐린 날에 

바람 한 줄기 신음소리를 내며 어깨를 스치는

이 흐린 날에

내 발자국들이 찍어내는 떨림이며

모래 틈에 박힌 크고 작은 돌들이며

왈칵 눈물 흘리며 흐르는 강물이며

저기 바람의 매질에도 숨을 뱉어내야 하는

그 강가를 다  걸어야 하리

...

 

 2009.11.26. 한탄강

 

 

 

             

 

 

 

 

 

 

 

 

 

 

 

 

 

 

 

 

 

 

 

 

 

 

 

 

19552

 

'내 삶이여, 고마워요! > 오-늘, 하루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안부  (0) 2009.12.16
깊고 맑은 바람과 유쾌하고 발랄하게 걷기  (0) 2009.12.11
연두씨  (0) 2009.11.14
바위의 숨결, 물결무늬  (0) 2009.11.13
이런 날엔, 언제나 그랬듯이  (0) 2009.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