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수]민들레의 비행 -민들레의 비행 최연수 눈 맑은 햇살이 푸른 활주로를 정비하는 봄 먼 이국여행을 앞둔 민들레가 한 올 한 올 사연을 말리고 있다 언제부턴가 그곳엔 눅눅한 기억을 말려야만 쉽게 풀리는 전례가 있고 바람의 갈피에 슬쩍 끼워 넣는 오래된 비행이 있다 추락과 결항과 불시착도 있어서 질.. 詩 읽는 기쁨/최연수 2016.08.17
[최연수]털실바구니 -털실바구니 최연수 우리 집에는 서로 다른 종족들이 산다 부화하기 직전의 알 같은, 둥굶의 안은 위험해서 젖은 내부가 비릿하다 서로 다른 염색체와 색깔로 뭉쳐진 감정들 상처를 주는 자와 받는 자의 사이에는 공기층이 있어 털과 털 사이의 먼지를 털어내야 한다 누군가의 옷이었을 .. 詩 읽는 기쁨/최연수 2016.08.17
[최연수]나는 여러 번 접힌 자국이 있다 -나는 여러 번 접힌 자국이 있다 최연수 폐선 한 척이 구겨진 우후를 헤엄쳐 나온다 개펄을 벗어놓은 저 너머, 어렴풋 만져지는 녹이 슨 그날도 여러 번 접힌 자국이 있다 옷마다 달라지는 나이가 있듯 파도를 재는 건 그때의 파랑 아래서나 가능한 일 기분을 닫는 발밑은 바삭거리거나 눅.. 詩 읽는 기쁨/최연수 201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