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국]매화 생각 - 매화 생각 이상국 겨우내 그는 해바라기 하는 달동네 아이들을 생각 했던 것이다 담장을 기어오르다 멈춰선 담쟁이의 시뻘건 손을 생각했던 것이다 붕어빵을 사들고 얼어 붙은 골목길을 걸어 집으로 가는 아버지들을 생각했던 것이다 그냥 있어서는 안된다고 그래서 누군가 먼저 가 봄이 오는 걸 알.. 詩 읽는 기쁨/이상국 2011.03.13
[이상국]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이상국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부엌에서 밥이 잦고 찌개가 끓는 동안 헐렁한 옷을 입고 아이들과 뒹굴며 장난을 치자 나는 벌 서듯 너무 밖으로만 돌았다 어떤 날은 일찍 돌아가는 게 세상에 지는 것 같아서 길에서 어두워지기를 기다렸고 또 어떤 날은 상처를 감추거나 눈물자.. 詩 읽는 기쁨/이상국 2010.06.15
[이상국]나 같은 건 아무것도 아니라며 - 나 같은 건 아무것도 아니라며 이상국 거마리 고개 넘어 절집 가서 푸른 머리 새 한마리 보았습니다 숲이나 물가에서는 인기척만 나도 기겁을 하고 달아나는 물새 한마리 말 많은 참새들 틈에서 밥 먹는 걸 보았습니다 아침저녁 공양 때마다 산속 어디선가 온다는데 스님들도 먹어야 부처를 모시고 .. 詩 읽는 기쁨/이상국 2010.02.03
[이상국]밥상에 대하여 - 밥상에 대하여 이상국 오래 받아먹던 밥상을 버렸다 어느날 다리 하나가 마비되더니 걸핏하면 넘어지는 그를 내다버리며 누군가 고쳐 쓰겠지 하면서도 자꾸 뒤가 켕긴다 아이들이 이마를 맞대고 숙제를 하고 좋은 날이나 언짢은 날이나 둘러앉아 밥을 먹었는데...... 남들은 어떻게 살던지, 아버지가 .. 詩 읽는 기쁨/이상국 2007.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