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효숙]길위의 미루나무 길위의 미루나무 양효숙 학교를 변화시켜 세상을 바꾸자고 학교비정규직들이 릴레이 피케팅을 하고 총파업도 한다. 급식실에서 밥을 하다 나오고 누군가의 얘기를 듣다가 상담실에서도 나온다. 대부분 여자들이고 아줌마다. 길 위로 나온 여자들이 집으로 돌아가면 누군가의 엄마요 아.. 詩 읽는 기쁨/좋은 수필 읽기 2016.08.26
[알베르 까뮈]시지프의 신화 ▮세계의 名散文∣알 베 르 까 뮈 시지프의 신화 신伸들은 시지프에게 끊임없이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굴려 올리는 형벌을 과하였다. 그러나 이 바위는 그 자체의 무게로 말미암아 다시 산꼭대기에서 굴러 떨어지는 것이었다. 무익하고도 희망 없는 일보다도 더 무서운 형벌은 없.. 詩 읽는 기쁨/좋은 수필 읽기 2012.01.11
[김점선]무서운 년 - 무서운 년 김점선 마흔을 훌쩍 넘겼던 해의 어느 날, 부모님이 우리 집에 왔다. 구석방에서 남편을 앉혀놓고 내 이야기를 했다. 나는 관심도 없었다. 부모님이 가고 난 후 남편이 내게 말했다. "자기는 무서운 년이래" 내가 대학을 졸업하자 아버지는 내게 한 푼의 돈도 더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나.. 詩 읽는 기쁨/좋은 수필 읽기 2011.06.09
[전혜린]밤이 깊었습니다 - 밤이 깊었습니다 전혜린 삶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은 별로 즐거운 일이 아닙니다. 너무나 추악하고 권태로운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약간의 베일을 씌우고 약간의 안개로 가리고 삶을 볼 때 삶은 아름다워지고 우리에게 견딜 수 있는 무엇으로 변형됩니다. 덜 냉혹하게 덜 권태롭게 느껴집니다. 저녁.. 詩 읽는 기쁨/좋은 수필 읽기 2011.04.18
[목성균]혼효림 - 혼효림 목성균 우리 나라의 산을 지키는 나무를 대별하면 소나무와 참나무로 나눌 수 있다. 사람들은 언필칭 소나무는 선비에, 참나무는 상민에 비유한다. 그러나 두 나무를 우열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소나무는 소나무, 참나무는 참나무, 각기 개성적인 장단점을 타고난 대등(對等)한 나무다. 물.. 詩 읽는 기쁨/좋은 수필 읽기 2011.02.08
[목성균]어떤 직무유기 - 어떤 직무유기 목성균 '강릉 영림서 진부관리소'에 근무할 때 이야기다. 섣달 그믐날이었다. 하루 종일 눈이 내렸다. 저녁 때가 되자 서울서 내려온 강릉행 귀성버스들이 모두 진부 차부 앞 대로변에 꼬리를 물고 멈춰 서서 불야성을 이루었다. 언제 대관령 눈길이 열릴지 모르는 마당에 젊은 승객들.. 詩 읽는 기쁨/좋은 수필 읽기 2011.02.08
[백석]동해 東海 - 동해東海 백석 동해여, 오늘 밤은 이렇게 무더워 나는 맥고모자를 쓰고 빠루를 마시고 거리를 거닙네. 맥고모자를 쓰고 빠루를 마시고 거리를 거닐면 어데서 닉닉한 비릿한 짠물 내음새 풍겨 오는데, 동해여 아마 이것은 그대의 바윗등에 모래 장변에 날미역이 한 불 널린 탓인가 본데 미역의 널린 .. 詩 읽는 기쁨/좋은 수필 읽기 2010.09.29
[구자인혜]물에 만 밥 - 물에 만 밥 구자인혜 휴가 첫 날이다. 달억씨와 아내는 갑자기 찾아온 텅 빈 시간이 혼란스러웠다. 늘 무언가 계획하고, 어딘가 전화하고, 분주하게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부부였다. 할 일 없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집에서 하릴없이 이리저리 뒹구는 것은 익숙치 않은 부부였다. 하지만 남들처럼 휴가.. 詩 읽는 기쁨/좋은 수필 읽기 2009.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