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해]알콜 중독자 알콜 중독자 문성해 잔을 들 때마다 멀어져간다 사채빛 완연한 어머니로부터 치매기가 완연한 어머니로부터 잔을 드 ㄹ때마다 멀어져간다 오르는 월세와 장자라는 전자발찌로부터 잔을 들 때마다 소멸해간다 올챙이 같은 배로부터 벌벌 떠는 손가락이 머리칼이 한 줌씩 한 뭉텅이씩 잔.. 詩 읽는 기쁨/문성해 2015.12.17
[문성해]어느 방콕형 룸펜의 고백 어느 방콕형 룸펜의 고백 문성해 하루 종일 방안에 틀어박혀 있다가 이웃집 여자가 쑤욱 현관에 열쇠 밀어 넣는 소릴 듣는다 여자가 종일 밖에서 일을 한 것처럼 하루 종일 기다림이란 일을 해잰 여자의 집은 잘 익은 고구마처럼 가뿐히 은빛의 열쇠를 받아들인다 집의 음부가 찔리는 상.. 詩 읽는 기쁨/문성해 2015.12.17
[문성해]흔들린다 흔들린다 문성해 풀들은 아침을 먹고 나서도 흔들리고 낮잠을 자면서도 흔들린다 늙은 개가 뭉뚝한 코를 들이대며 쉰내를 풍겨도 흔들리고 8차선 도로를 가득 메운 매연과 소음에도 흔들리고 천변(川邊)에서 올라오는 악취가 코를 찔러도 흔들린다 내가 어슬렁거리며 적막한 하나를 그.. 詩 읽는 기쁨/문성해 2015.10.23
[문성해]수녀원엔 동치미가 맛있습니다 수녀원엔 동치미가 맛있습니다 문성해 봉쇄수도원 뒷문에 각시나방처럼 붙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그곳을 들여다봅니다 거기엔 아침이면 동그랗게 동그랗게 도넛 같은 종소리를 구워내는 종탑 이 있고 밀가루 반죽처럼 천천히 부푸는 흰 성당이 있고 그 뒤편에는 여기숙사처럼 말끔한 .. 詩 읽는 기쁨/문성해 2014.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