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지낸 꽃이 지쳤는가
제 몸
다 내주고 있는
지난 여름, 현관을 나서면
화사했던 꽃
작은 벌레에게
몸이
뜯기고 있었다
뜨거웠던 여름이
가고 있다
그 옆에선
새침떼기 단풍나무
모르는 척
가을로 물들고 있는...
번진다
번진다
붉게 붉게
가을이 번진다
아!
사랑초다!
몇 년 동안 이 길을 다니면서 보았지만
없던 사랑초가 피어났다.
누군가
화분의 흙을 내 버린 것 같은...
버려진 흙에서
사랑초가 자라나고 있었다.
울타리 까지...
번지고 있었다
가을이 번지고
사랑초가 번지고
내가 걷는
산책로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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