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여, 고마워요!/오-늘, 하루는

여름이 간다 단풍든다 사랑초 피었다

문선정 2007. 9. 13. 22:53

 여름을 지낸 꽃이 지쳤는가

 제 몸 

다 내주고 있는

 지난 여름, 현관을 나서면

화사했던 꽃

작은 벌레에게

몸이

뜯기고 있었다

 

뜨거웠던 여름이

가고 있다

 

 그 옆에선

 새침떼기 단풍나무

모르는 척

가을로 물들고 있는...

 

 번진다

 번진다

 붉게 붉게

가을이 번진다

 

 아!

사랑초다!

몇 년 동안 이 길을 다니면서 보았지만

없던 사랑초가 피어났다.

누군가

화분의 흙을 내 버린 것 같은...

버려진 흙에서

사랑초가 자라나고 있었다.

 

 울타리 까지...

번지고 있었다

 

가을이 번지고

사랑초가 번지고

 

내가 걷는

산책로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