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안의, 내가 꾸미는 나의 집 ]
이렇게 내 삶을 노래한다. 아무르 강가에서...
한없이 넓은 가상의 공간에
나 이렇게 아름다운 집을 가지었으니 어찌 부자라 아니 할 수 있는가.
하루의 일상 중
훗 날 그리움이 될 만 한 부분부분을 기록하여
이 집을 꾸민다.
하루가 일 주일이 되고,
일 주일이 한 달이 되고,
한 달이 일 년이...
일 년이... 먼... 먼... 훗 날까지
작은 모니터 안에 여러 개의 방을 만들어 놓고는
그 방마다 나만의 색채로 꾸미는 일이...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아니다.
어느 날,
어느 방에 그 날의 기록을 정리 하던 중이었다.
'나 이렇게 여기에 집을 짓고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감쪽같이 내가 사라진다면... 이 집은...?'
이런 생각을 하자, 순간 소름이 돋아났다.
내가 사라지고...
이 집은 한동안 빈 집인 채...
그러다 우연히...
사랑하는 내 가족이 내가 살던 이 집에 들어섰을 때,
나 살아온 흔적이 여기 고스란히 모여있다면...
이런 생각에 머물자, 참 슬프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나의 숨소리 하나하나 아주 소중하게 다루듯 내 생의 호흡을 담아놓는 집.
집 앞에서 오페라 티켓 사진을 찍다가 집 주변의 너부러진 것들을 모아놓는다.
- 19일 7시.. 경희대 크라운 홀에서 있을 La boheme 공연 티켓이다.
puccini의 오페라... 멋진 수요일 밤을 기대하며...
- 프방의 하별님이 택배 속에 보내온 편지.
책 상자 속의 고구마와
또 작은 봉투 속에 결명자,
를 택배로 받은 그 날...
뭉클한 가슴이 얼마나 뜨거웠던지...
눈물이 고였던 날...
아름다웁고 호젓한 세상속에서
나, 서 있던 날...
살며,
만난 사람들...
만난 사람들...
- 자스민 향기나라님,
이상문학상 전집을 수집하던 중에
오래되어 구하지 못하는 책을 갖고 싶은 날이 있었다.
그런 내게,
이상문학집 19, 20집과 함께 몇 권의 책을
보내 왔던 날...
한 박스의 책을 택배로 받던 날...
2006년 가을이었을 거다...
온라인 상에서 만난 인연으로
아주 큰 행복을 주고 받던 날...
이런 행복이 담겨있는 편지들을 어찌 버릴 수 있으랴.
너무도 소중한 이 편지 두 장.
책 꽃이에 붙여놓고
나 오늘도 눈 길 닿아... 미소 짓는다.
살며,
만난 사람들...
만난 사람들...
- 읽다가 멈춘 책들...
읽어야 할 책들...
다 읽혀지고도 책꽂이에 가기 싫은 책들...
- 지금은 그리운 사람으로 남겨진 사람들...
저 가운데서도 지금도 함께 우정을 돈독해지는 사람들 있지.
- 내 손과 맞잡는 시간이 제일 많은 마우스,
서점에서 하는 이벤트에 당첨되어 내 것이 된 MP3, 필통,
그리고, 근래 들어 급속하게 시력이 떨어져 새로 맞춘... 안경(돋보기),
- 신문 스크랩(종류 별로 모아놓은 여러가지 정보, 글들이 모여있는...)
- 프린터기 밑에... 켜켜 쌓여있는 또 다른, 과거들... 지나간 일들...
- 참, 대책없이 늘어놓는 곳.
- 나, 몽필님, 그리고... 떠나간 사람.
- 컴퓨터 뒷면을 보면,
감춰진... (?)
- 리더기. 처음엔, 욘석이 무장 신기하기도 하여서...
지금도 내가 무지 이뻐하는 리더기...
- 나랑 놀아준 것들...
- 낡은 안경, 리더기...
등 뒤의 책꽂이...
내 방의 책꽂이들은 책싸이즈에 맞추어서 주문제작했다.
가구점에서 파는 책장들은
빈 공간이 보기싫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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