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이 좋다
저기 저 산이 있어서 아침 저녁으로 쓸쓸하지 않아서 좋다
이른 아침, 쌀을 푸러 나오면 하루 중 가장 먼저 나와 마주치는 풍경
그리고,
이 좋은 시간에 저녁밥을 짓는다는 것에 늘 불만이었지만
나의 그리움은 이 시간이 되어서야 농익어 가는 것이다.
렌즈 위에서는 청국장이 끓고
저녁상이 차려진 식탁 위 숟가락은
연인의 손을 기다리는 시간속에서
버릇처럼 수납장을 밟고 올라앉는다
그림자를 끌고 산 뒤로 숨어버리는 해의 몸을 쫓으려
나는 길게 목을 늘어뜨린다
오늘이라는 녀석이
어둠이라는 옷을 갈아 입는 모습을 엿보는 것처럼
이 시간이면... 나는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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