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여, 고마워요!/오-늘, 하루는

독수리의 행방이 묘연하여...

문선정 2009. 12. 24. 01:10

어쩐지 물큰거리는 들판이 너무 따뜻하더라

기실 큰 날개를 펴고 으름으름 떼지어 먼 땅까지 날아온 이유는 알지만

이 겨울에,

봄 냄새 물큰한 바람이 이들이 살기는 마땅치 않은 것이리라

 

남면의 개천가에

한가로이 오리떼와 고니가 노닐고 있는

고요한 날

독수리의 행방이 묘연하다

.

.

.

 

세상이 꽝꽝 얼어붙는 날

나는 검은 옷을 입고

남면의 어느 마을 논배미에 발을 들여놓으리라

 

약해진 내 발자국 한 발 한 발 들여놓으며

큰 날개를 펴고 으름으름 떼지어 먼 땅까지 날아온 이유있는 큰 새의

날개를 훔쳐 달아날 수 있을 것 같은 날

거뭇하게 앉은 자세로

그들이 고향을 떠나온 사연과

그들의 질서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