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의 가을보다 참 고운 가을이구나 했는데
아주 느긋하게 계절속으로 깊이 더 깊이 들어가보고자 했는데
토요일 오후 비가 세차게도 내렸습니다
차디찬 빗줄기의 후려침이 어찌나 날카롭던지 예감이 좋지 않았지요
집으로 오는 길,
나이 어린 단풍나무는 자신의 색을 미처 다 꺼내보이지도 못 한 채
속수무책으로 비에 바람에 수난을 당하는 모습에 연민이 느껴지는
짧고도 긴 순간이었습니다
지상에 뿌리내린 모든 것들의 화려함이 모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
...
...
세상에, 그 짧은 순간에
단풍나무 이파리 풍성했던 그 길이 알몸으로 서 있다니...
바쁜 일 모두 지나고 이제 좀 계절속으로 걸어들어가 볼까... 했는데요
갑자기 추워진 날씨를 피해
어제도 오늘도 하냥 쓸쓸해져서는 아무 것도 못하고 있습니다
'내 삶이여, 고마워요! > 오-늘, 하루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위의 숨결, 물결무늬 (0) | 2009.11.13 |
---|---|
이런 날엔, 언제나 그랬듯이 (0) | 2009.11.09 |
단풍구경 잘 했습니까? (0) | 2009.10.24 |
외롭다 외롭다 노래 부르지 않으리 (0) | 2009.10.17 |
茶 - 아트 : 산수유 꽃망울 벙글었다 (0) | 2009.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