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여, 고마워요!/오-늘, 하루는

해바라기 풍경

문선정 2007. 10. 5. 22:09

 

옆으로 난 가느다란 샛길에 마음 쏠리어

발 길 돌리는 날이 많습니다.

산으로만 둘러 쌓여

나무와 숲 밖에 없을거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샛길을 뚫고 들어갔습니다.

 

한참을 들어가면,

�트막한 토담이 있는 집.

다 낡은 담배 팻말이 걸려있는 점방.

지난 겨우내 연탄을 쌓아올렸던 자국이

아직도 선명하게 나있는 회색 빛 벽.

 

어느 집 대문으로 향하는 정겨운 길에 핀 맨드라미와 과꽃.

그리고 크고 작은 이름 모를 꽃들이

무리무리 피어있는 마을 길,

논둑 길,

지나...

 

지붕 너머 뒤에는

어린 미루나무 자라고

그 위를 평온하게 흐르는 구름 아래

어느 아담한 집 한 채 있더랍니다.

 

 집 마당에는

여름 내 키가 훌쩍하게 다 커버린 해바라기들이 줄을 지어있구요

 

 

영글게 쏟아지는 햇볕을 마시면서

알알이 알알이 씨앗이 익어가고 있더랍니다.

 

  

 이제는, 남루해진 옷.

이래서 가을은

슬픈 이별의 계절이라 하는지...

 

 

마른 풀 잎 아래로 떨어지는

이별의 눈물을 받아 마시고

아직은 청춘인 꽃들이 함초롬이 피어있더랍니다.

 

 

키 큰 식물이 바라다보는 세상이

키 작은 식물이 바라다보는 세상이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네가 바라보는 세상이

다를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저기 저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처럼

어제도 오늘이고

내일도 오늘처럼

이렇듯 서 있거나

흐르고 있을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