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으로 난 가느다란 샛길에 마음 쏠리어
발 길 돌리는 날이 많습니다.
산으로만 둘러 쌓여
나무와 숲 밖에 없을거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샛길을 뚫고 들어갔습니다.
한참을 들어가면,
�트막한 토담이 있는 집.
다 낡은 담배 팻말이 걸려있는 점방.
지난 겨우내 연탄을 쌓아올렸던 자국이
아직도 선명하게 나있는 회색 빛 벽.
어느 집 대문으로 향하는 정겨운 길에 핀 맨드라미와 과꽃.
그리고 크고 작은 이름 모를 꽃들이
무리무리 피어있는 마을 길,
논둑 길,
을
지나...
지붕 너머 뒤에는
어린 미루나무 자라고
그 위를 평온하게 흐르는 구름 아래
어느 아담한 집 한 채 있더랍니다.
집 마당에는
여름 내 키가 훌쩍하게 다 커버린 해바라기들이 줄을 지어있구요
영글게 쏟아지는 햇볕을 마시면서
알알이 알알이 씨앗이 익어가고 있더랍니다.
이제는, 남루해진 옷.
이래서 가을은
슬픈 이별의 계절이라 하는지...
마른 풀 잎 아래로 떨어지는
이별의 눈물을 받아 마시고
아직은 청춘인 꽃들이 함초롬이 피어있더랍니다.
키 큰 식물이 바라다보는 세상이
키 작은 식물이 바라다보는 세상이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네가 바라보는 세상이
다를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저기 저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처럼
어제도 오늘이고
내일도 오늘처럼
이렇듯 서 있거나
흐르고 있을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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