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천득 선생님의 마지막 글 중에서
그리워 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진짜 부자는 돈이나 재산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추억이 많은 사람이다.
개선문은 나폴레옹이 세웠지만
그의 것이 아니라
그곳을 거니는 연인들의 것이다.
***
그런데, 우리의 추억은 어디에 저장 되어 있을까?
머리?
가슴?
심장?
내 속 구석구석 어딘가에 박혀있는 추억이 깃들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숭숭 구멍 뚫린 곳으로 달아나버린 추억이 있을 것이고
달아난 추억을 잡아보려 헛 손질을 해 보았을 것이고
다시 들어오는 추억을 거부하는 발길질도 해 보았을 것이고
발길질에 가시처럼 박혀있는 그 어느 것들이...
이런 것들만 숨어사는 창고 하나 쯤 따로이 있을 것이고
아, 이렇게 저렇게 깃들어 있는 추억은 점점 나를 지배하기 시작한지 오래 된
오늘...
오전에는 추억으로 배 불렀다가
오후가 되면서 숭숭 새어나간 추억으로 배 고파지는...
시간이다.
- 2007. 8. 30... 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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