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여, 고마워요!/오-늘, 하루는

추억이 자꾸만 나를 지배한다

문선정 2007. 8. 31. 13:29

 

 

 

- 피천득 선생님의 마지막 글 중에서

그리워 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진짜 부자는 돈이나 재산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추억이 많은 사람이다.

개선문은 나폴레옹이 세웠지만
그의 것이 아니라
그곳을 거니는 연인들의 것이다.

***


그런데, 우리의 추억은 어디에 저장 되어 있을까?

머리?

가슴?

심장?

내 속 구석구석 어딘가에 박혀있는 추억이 깃들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숭숭 구멍 뚫린 곳으로 달아나버린 추억이 있을 것이고

달아난 추억을 잡아보려 헛 손질을 해 보았을 것이고

다시 들어오는 추억을 거부하는 발길질도 해 보았을 것이고

발길질에 가시처럼 박혀있는 그 어느 것들이...

이런 것들만 숨어사는 창고 하나 쯤 따로이 있을 것이고



아, 이렇게 저렇게 깃들어 있는 추억은 점점 나를 지배하기 시작한지 오래 된

오늘...

오전에는 추억으로 배 불렀다가

오후가 되면서 숭숭 새어나간 추억으로 배 고파지는...

시간이다.

                      - 2007. 8. 30... 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