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여, 고마워요!/오-늘, 하루는

3월에 느끼는 크리스마스 기분, 아낌없이 즐겨야...

문선정 2007. 3. 8. 20:32

 

 

 

1호선을 타고 집으로...

 

 

봐! 녹천역 플랫홈에 히끗히끗하게 날리는 하얀... 저... 3월의 눈이 내리고 있어.

 

 

집으로 가기엔 흐릿한 하늘아래 걸린 전선이 나무가... 밝음이 너무 아까워

 

 

 

소요산 주차장으로 왔어

눈이 내리면... 제일 먼저 찾는 곳. 소요산 주차장.

 

 

 

약수터엔,

봄이 오려면 아직 멀어다는 듯... 꽁 다물고 흐를 줄 모르는 이 얼음 좀 봐!

내가 보기엔 아주 위태위태하게 얼어있는 걸...

 

 

 

자전거에 약수를 떠 싣고 부지런히 페달을 밟으며"사노라면~~~~ 언젠가는~~~~ "을 크게 노래부르며 내리는 눈 속에서 아저씨도 추억속에 들어가는 걸 거야.

 

 

내 사진에 자주자주 등장하는 봄을 기다리는 꼬마여인도 추워서 꽁꽁 얼었고

체육공원이라 불리우는 빈 의자도 아주 쌀쌀맞게 얼어버렸고

 

 

인적이 드문 저 나무사이로 내려앉은 앙큼쟁이 저 흰 눈도

고리로 이어진 동그란 손잡이도 차가워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었어.

 

 

그래도 3월에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건...

신이 우리에게 주는 아주 특별한 선물이라 고맙게 받기로 했어.

 

13년 전 내 아들과 딸이 다정하게 앉아 사진을 찍었던 이 나무 의자를...

아이들의 얼굴이 그을릴까 그늘막을 해 주었던, 잎이 무성했던 이 나무를...

비둘기 먹이를 주며 놀던 저 넓은 주차장을...

이 추운 날에, 마다할 수 없는 구수한 추억을 선물로 주는 신에게 감사하며...

 

 

13년 전, 그 때는 없었던 약수터 앞의 이 정자 주변으로 쌓인 3월의 하이얀 눈도 고마웠고.

 

 

오늘 이렇게 따스한 가슴으로 저 노을을 바라보며

집으로 갈 수 있는 오후 6시 이 시간이... 행복해서... 또 고맙고.

달리 마음 먹으면

행복은 바로 내 옆에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 준...

3월에 내려 준 이 선물을 여기에 담아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