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주*
임재정
나를 볼까 눈을 찔렀다는 너에게
손목을 잘라 보냈다
잡을까 두려웠다고 단면에 썼다
붉은 소포가 검게 얼룩져 되돌아왔다
뉘신지, 저는 눈 찌른 뒤 그 밖의 것들이 열려, 온 데가 꽃필 것 같습니다만
밤하늘엔 온통 검은 속 흰자위 하나
발바닥에 든 초승달을 품다
떨리는 꼬리를 얻고 나머진 다 잃었던가요
반목하는, 눈 찌른 밤을 손목 자른 밤에 잇느라
뜬눈으로 가로지르던
새 한 마리
*마침내 꽃이 된 이를 가리키는 일반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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