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여, 고마워요!/오-늘, 하루는

이제 너는,

문선정 2008. 11. 6. 01:50

- 너는,

 

한 때 사랑이 전부라고 소리 치던 너는,

어느새 이마저도 시시하다는 너는,

잘생긴 나무처럼 뿌리가 깊은 것도 아닌 너는,

장미꽃마냥 향기가 진하지도 않은 너는,

이제 더이상 젊을 수 없는 너는,

아무 때나 지독하게 쓸쓸해지기만 하는 너는,

그래서 미쳐버릴 것만 같은 너는,

이렇게 술이 땡기는 날에

술이 없어도 취할 수 있을지...

 

천지는 너무 진녹색이 아닌 갈빛으로 물 들 무렵

울굿불긋하지 않게 나대지 않아서 좋은 날엔

어디든 갈 수 있지...

가라 가라 훨훨 날아서

부드러운 흙과

생을 마치고 가벼워진 낙엽들의 대화에 귀 기울여보라

그리고, 그들과 함께 고르게 숨을 쉬는 법을 배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