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여, 고마워요!/오-늘, 하루는

나의 오늘은 나비처럼 가벼워서

문선정 2008. 10. 29. 23:02

 

- 나의 오늘은 나비처럼 가벼워서

 

 

나비, 움직이네

 

시간이 가기 전에

서럽고 쓸쓸한 허물을 벗어보자고 약속을 했더랬지

죄다 빼앗기거나 잃어버린 낮은 꽃들이 출렁거리는 숲은 어디로 옮겨 놓았을까

바람의 속도에 맞추어 들판을 날아야 한다

잔물결 일으키는 바랑이풀에 앉아 쉬었다가도

야무지게 날아 올라 

낮은 꽃들이 출렁거리는 숲에서 다시 산란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꽃 진 나무

푸르고 붉은 저마다의 나뭇잎들의 하들하들한 숨소리

세상엔 너만 시리고 서러운 것이 아니라고

세상의 어느 곳이든 심한 비바람에 두려워 떨기도 하고

다시 또 자글자글 몸 녹여주는 빛이 들어오면

처음부터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아

꽃 진 나무 깊숙한 목구멍속으로 마른 침을 꼴깍 넘긴다

 

천지 사방이 다 보이는  

나의 오늘은 나비처럼 가벼워서

난분분 꽃가루 날리었던 길을 찾아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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