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시원해 보이는 곳에 그늘 하나 만들었습니다.
햇빛으로 시장기가 몰려오는 날엔 아주 그만입니다.
오늘은, 마른 장마 끝에 단비가 내립니다.
그늘 위로 시원한 빗줄기 주룩주룩 내리는 날
초록물 뚝뚝 떨어집니다.
어둔 마음안으로 초록물 조심조심 스며듭니다.
나 오늘은 나무인냥 초록덩어리 산으로 오르거나
아니면 초록 깃털을 가진 새가 되어
뒷마당 키 작은 나무 위에 작은 둥지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생각만 해도 바카사탕을 안은 것처럼 화- 해 집니다.
오늘은 초록물로 허기진 배를 채워봅니다.
그러다보니 숨어있던 현기증 시장기가 죄다 입을 벌리며 달려듭니다.
달려들어 모아지는 것들...
몽땅 쏟아내려 한쪽으로 마음 기울입니다.
비 내리는 마당 한 가운데로 와르르 쏟아지는 것들...
한참 쏟아내고 보니 다시 허기가 져 옵니다.
채워도 채워도 허기지는... 날.
- 저기 저... 파란 지붕 아래 김화백님 부부도 스레트 지붕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고 있겠지요.
어쩌면, 키 큰 나무 잎새 위를 구르는 빗방울 연주에 취해 달콤한 잠을 즐기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 08. 07.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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