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읽는 기쁨/전남진

[전남진]그 사내

문선정 2011. 4. 14. 21:53

- 그 사내

 

 

 

                                      전남진

 

 

 

 

 

저편 유리창 밖에 선 저 사내는 누구인가

나와 같은 옷을 입고

건너편을 노려보는 저편 사내는 누구인가

이쪽보다는 조금 더 어둡고

이쪽보다는 조금 덜 선명한

저편에 서 있는 사내는 도대체 누구인가

왜 저기에

저토록 쓸쓸해 보이는 모습으로 서 있단 말인가

거긴 춥다고

거긴 위험하다고

이리로 건너오라고

이편 밝은 공간으로 들어오라고

부르고 불러도

지하철만 타면 만나는 그 사내

언제나 저편에 서 있기만 하는

나와 똑같이 생긴 그 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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