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멍에
이정록
쟁기가
멍에를 잡아채자
목덜미에 주름이 잡힌다
맨 처음 멍에를 얹었을 때
그 쓰라린 예닐곱 개의 주름은
한 개 혹 속에 갇혔다
글쓰는 이가
펜혹으로 세상을 두드리듯, 소는
멍에터에 묻힌 어린 주름살의 힘으로
대지 위에 초록 주름을 잡는다
하늘의 짝이 된다
제 목덜미에 무덤을 얹은 채
쇠방울을 흔드는 젖은 눈
펜혹이
그 무슨 칼무덤일까마는
밀 보리며 벼 뿌리는
멍에터에서 빠져나간
일소의 터럭을 닮았다
-시집:<정말> (2010 창작과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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