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읽는 기쁨/이정록

[이정록]멍에

문선정 2011. 1. 22. 01:21

 

         - 멍에

 

 

                         이정록

 

 

 

  

쟁기가

멍에를 잡아채자

목덜미에 주름이 잡힌다

 

맨 처음 멍에를 얹었을 때

그 쓰라린 예닐곱 개의 주름은

한 개 혹 속에 갇혔다

 

글쓰는 이가

펜혹으로 세상을 두드리듯, 소는

멍에터에 묻힌 어린 주름살의 힘으로

대지 위에 초록 주름을 잡는다

하늘의 짝이 된다

 

제 목덜미에 무덤을 얹은 채

쇠방울을 흔드는 젖은 눈

 

펜혹이

그 무슨 칼무덤일까마는

 

밀 보리며 벼 뿌리는

멍에터에서 빠져나간

일소의 터럭을 닮았다                                   

 

 

 

-시집:<정말> (2010 창작과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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