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읽는 기쁨/최문자

[최문자] 팽이

문선정 2008. 9. 18. 10:48

- 팽이 / 최문자

 

 

 

세상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하나님.

팽이 치러 나오세요

무명 타래 엮은 줄ㄹ 나를 챙챙 감았다가

얼음판 위에 휙 내더지고, 괜찮아요

심장을 퍽퍽 갈기세요

죽었다가도 일어설게요

뺨을 맞고 하얘진 얼굴로

아무 기둥도 없이 서 있는

이게,

선 줄 알면

다시 쓰러지는 이게

제 사랑입니다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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