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여, 고마워요!/오-늘, 하루는

나의 천사야

문선정 2007. 1. 5. 11:00

영화를 보고 오는 도중에 싹둑 머리를 자르고 온 아이

갑자거리의 윈도우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촌스럽게 느껴졌다는 이유로 

머리를 잘랐다는 아이

 

흑단같은 머리를 곱게 기른 아이의 모습을 엄마가 무척이나 좋아했었다는 걸 알면서도

의논 한마디 없이 순간의 기분에 들떠 단발의 머리를 들이대는 아이에게 대뜸 야단부터 쳤다

 

어쩔줄을 몰라 몸을 비비 꼬기만하는 아이

잔뜩 겁먹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잠시 침묵이 흐르는 사이

순간 아이의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꼬옥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었다

 

이제 고1이 되는 아이에게

내식대로 아이를 길들이려고 하는 나는 욕심쟁이 엄마

한번도 밖에 나가 제 멋대로 하는 행동을 보여주지 않던 이 아이에게

제 머리 제가 마음대로 잘랐다고 야단을 치는 욕심쟁이 엄마

이런 엄마에게 한마디 대꾸없이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말하는 아이

 

으~~ 사랑스러워

마냥마냥 사랑스러운 나의 천사.

긴머리와는 다르게 여성스러움이 더해진 아이가

나보다 한 뼘은 커 보였다.

 

예쁘구나, 어느새 이렇게 많이 자랐구나

아이야, 딸아, 나의 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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