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읽는 기쁨/윤중목

[윤중목]오만 원

문선정 2015. 12. 24. 15:27

오만원


윤중목




오랜만에 서울 올라와 만난 친구가

이거 한 번 읽어보라며 옆구리에 푹 찔러준 책.

헤어져 내려가는 고속버스 밤차 안에서

앞뒤로 뒤적뒤적 넘겨 보다 발견한,

책갈피에 끼워져 있는 구깃한 편지봉투 하나.

그 속에 빳빳한 만 원짜리 신권 다섯 장.


문디 자슥, 지도 어렵다 안 했나!


차창 밖 어둠을 말아대며

버스는 성을 내듯 사납게 내달리고,

얼비치는 뿌우연 독서등 아래

책장 글시들 그렁그렁 눈망울에 맺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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