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읽는 기쁨/안도현

[안도현]통영 서호시장 시락국

문선정 2015. 9. 17. 11:26

 


통영 서호시장 시락국


안도현





새벽 서호시장 도라무통에 피는 불꽃이 왁자하였다

어둑어둑한 등으로 불을 쬐는 붉고 튼 손들이 왁자하였다

숭어를 숭숭 썰어 파는 도마의 비린내가 왁자하였다

국물이 끓어넘쳐도 모르는 시락국집 눈먼 솥이 왁자하였다

시락국을 훌훌 떠먹는 오목한 입들이 왁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