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학지 <후네(舟)>158호(14년 겨울호)에 번역 소개한 시-키스 외 1편 / 조정인 ㅣ 번역-한성례
키스
램프를 들어 붉은 반점이 어룽거리는 문장을 비췄다 인화성이 강한 두 개의 연료통이 엎어지고 한 개의 기술이 탄생했다 두 점 퍼들대는 얼룩은 하나의 의지처럼 서로 온전한 영혼을 부여했다 무풍지대에서도 불꽃은 기류를 탔다 불꽃이 서로를 삼켰다 합체했다 불꽃형상을 한 혀에 관한 속설이 꿈속에서 완벽하게 이루어졌다 문장이 타올랐다 나는 타르처럼 깊고 고요하게 끓을 것이다
소년이 오고 있다
-쓰나미가 덮친 일본 미야기현 게센누마시에서 2011년 3월 14일 한 소년이 생수 두통을 양 손에 든 채 굳은 표정으로 폐허 속을 걸어가고 있다. (게센누마 AP=연합뉴스)
일생 익힐 침묵이 자갈처럼 물린 입, 울음을 누르느라 불룩거리는 두 뺨, 소년이 자기 앞의 생을 향해 생수를 나른다
펄럭이는 공포와 질긴 외로움으로 허기를 채우고 생수통 찬 물로 목구멍을 헹구고 나면 잠은 또 넝마처럼 눈꺼풀에 휘감길 테지
죽은 자의 깜깜한 입속에 물려 퉁퉁 불은 말에서 싹 튼 것 같은, 조그만 인류가 해안을 따라 온다 삐걱대는 시간의 널빤지를 밟고서 최초의 석기인처럼
조정인(曺晶仁)
1953년 서울 출생. 1998년 『창작과 비평』으로 등단.
제2회 토지문학제 시부문 대상 수상.
시집으로 『그리움이라는 짐승이 사는 움막』, 『장미의 내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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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번역: 曺晶仁(チョ・ジョンイン)
キス
ランプを持ち上げ,赤い斑点がちらつく文章を照らした。引火性の強い二つの燃料タンクがひっくり返って一つの技術が誕生した。二つ点のちらつく斑は、一つの意志のように互いに完全な魂を与えた。無風地帯でも炎は気流に乗った。炎が互いを呑み込んだ。合体した。炎の形状をした舌に関する俗説が夢の中で完全に実現された。文章が燃え上がった。私はタールのように深く、静かにたぎるであろう。
少年が向かって来る
‐津波が襲った日本の宮城県気仙沼市で、二〇一一年三月十四日、一人の少年がミネラルウォーター入りのペットボトル二つを両手に持ったまま、固い表情で廃墟の中を歩いていく。(気仙沼AP=聨合通信)
一生身につけるべき沈黙を砂利のようにくわえた口、泣くのをこらえるために膨らんだり凹んだりする二つの頬、少年が自分のこれからの生に向かってペットボトルを運ぶ
翻る恐怖と強い孤独で空腹を満たし、ペットボトルの冷たい水で喉を洗えば、眠りはまたぼろのようにまぶたに絡みつくだろう
死者の真っ暗な口の中で噛まれ、ぶくぶくに膨れた言葉から芽生えたような、小さな人類が海岸に沿って来る。軋む時間の板を踏んで石器時代の最初の人間のように
曺晶仁(チョ・ジョンイン)
一九五三年、ソウル生まれ。一九九八年、「創作と批評」で文壇デビュー。第二回「土地文学祭」詩部門最高賞受賞。詩集に『懐かしさという獣が住む穴蔵』、『バラの内容』などがある。
◆ 번역 참고
チョ・ジョンイン(曺晶仁)
一九五三年ソウル出身。
一九九八年、『創作と批評』で文壇デビュー。
第二回 <土地文学祭>詩部門大賞受賞。
詩集:『懐かしさという獣が住む穴蔵』,『장미의 내용』 など。
-일본문학지 <후네(舟)>158호(14년 겨울호)에 번역(한성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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