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간의 窓 .../전시 , 공연 -

덕수궁 미술관/피카소와 모던아트전

문선정 2011. 1. 7. 20:06

 

 

20110106 / 목요일

 

좀 더 천천히 감상했어야 했는데.

눈 쌓인 덕수궁을 여유로이 거닐었어야 했는데.

점심 식사를 하지 않은 다빛이가 어지간히 배가 고픈 탓으로 간신히 미술전만 관람하고 나와야 했다.

부득이 大도록을 사들고 나와야 했던... 제대로 감상하지 못한 다빛이의 제안이었다.

도록을 사 갖고 온 것이 후회가 되는 것이 아니라

여유를 부릴 줄 아는 큰빛이가 간절했던 하루... 였다. 

어쨌든 다빛이는 큰빛이의 아량을 따라가긴 아직은 어린가보다. 이렇게 생각하기로 마음 먹는다. 

 

아쉽다. ^-^*

아무리 다시 생각을 해도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다.

2층 "제2 전시관"의 내용을 아무리 떠 올리려 해도 아른아른거릴 뿐,

그래서 더 아쉽다. ^-^*

 

뒤늦게 다빛이도 후회의 마음을 털어놓는다.

다음엔 절대로 그럴 일 없을거라고...

배고파도 참을 거라고...

그래도, 어쩔 수가 없다. 큰빛이가 그리워지는 건...

아무리 생각을 해도 내 아들 큰빛이는 멋있는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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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뿌리칠 수 없는 유혹

- 미술사를 장식한 명화, 천재의 영감이 담긴 걸작

  세상 보는 눈을 띄워주는 사진들

 

 
대작들을 소개하는 전시회가 잇달아 열리고 있다. 프랑스 베르사이유궁의 근세 미술 대작들과 오스트리아 알베르티나 미술관이 소장한 피카소나 샤갈 등 현대 미술을 연 거장들의 걸작들이 우선 강렬하게 당긴다. 모나리자를 그린 화가이자 천재 과학자이며 발명가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남긴 걸작의 비밀에 접근하는 전시회나 살아 있는 다빈치로 불리는 테오얀센의 움직이는 예술품들은 아이들도 큰 관심을 보인다. 천재적 감각을 가진 작가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전이나 체 게바라 사진으로 유명한 코르다의 사진전 또한 외면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하게 유혹한다. 고민이 되겠지만 어디부터 가는가는 상관없다.

다만 어느 것이든 보지 않으면 후회할 수도 있다는 것만 명심하면 된다.

 

② 격변기 미술의 걸작…피카소와 모던아트전

 
네덜란드 출신 야수파 화가 반 동겐의 ‘푸른 눈의 여인(1908)’은 팜므 파탈(숙명의 여인)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유난히 작은 화폭에 간신히 묘사된 젊은 여자의 머리는 다분히 위협적이다. 가늘고 섬세한 목은 요즘에도 잘 팔릴 듯하지만 유난히 크고 푸른 눈은 최면에라도 걸린 것 같다.

독일 화가 에른스트 루트비히 키르히너가 그린 ‘여인의 누드(1909)’에서 키르히너의 연인 도도는 다분히 도발적인 포즈를 취했지만 얼굴 가득 불안한 모습을 담고 있다. 자신의 연인을 강렬한 원색으로 그것도 조화롭지 않게 그린 키르히너에겐 어떤 의도가 있었을까.

파블로 피카소의 ‘검소한 식사(1904)’는 맹인과 동반자의 야윈 얼굴로 이들이 처한 비참하고 절망적인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서로 포옹하는 것 같지만 제각기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그들의 시선에선 외로움이 뚝뚝 떨어지는 듯하다.

마티스의 ‘패럿 튤립(1905)’에선 색감이 조금은 안정을 찾아 가지만 그러면서도 그림의 색이나 거기서 쏟아져 나오는 빛은 떨리는 듯 다가온다.

샤갈의 ‘모성(1914)’에 이르면 색이나 빛은 훨씬 더 부드러워진다.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의 얼굴에선 사랑이 듬뿍 묻어나오고 있다. 이런 대가들의 그림에선 당시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우리는 흔히 모던(modern)을 현대 또는 근대라는 말로 번역한다. 또 거기에 상당히 근사하다거나 앞서가고 있다는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런데 미술에서 모던이 뜻하는 시기나 의미는 이와는 상당히 다르다.

역사상으로 극심한 변화를 겪은 20세기 초반은 식민지 쟁탈전과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등 사회가 극도로 불안정한 시기였다. 그만큼 인간성에 대한 위기의식이 고조되던 때였다.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던 예술가들은 당시 과거의 전통에서 벗어나 인간의 내면을 보게 됐고 이를 화폭에 담았다. 모방과 재현을 하던 데서 벗어나 진정한 의미의 20세기 미술을 연 것이다.

‘피카소와 모던아트 : 열정과 고독 전’은 19세기말 시작돼 20세기 후반까지 이어진 주관을 중시하는 미술의 사조를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자리다. 오스트리아 알베르티나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피카소 샤갈 등 거장 39명의 작품 121점이 왔다.

이곳에선 특히 20세기 중반 들어 의식의 세계를 ‘왜곡’이라는 기법으로 표현한 피카소의 작품이나 고독한 영혼의 모습을 표현한 모딜리아니, 유년 시절의 경험을 환상적으로 표현한 샤갈 등 우리가 많이 들었던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표면에서 내면을 보려고 했고 의식의 세계를 넘어서 무의식의 세계까지 그리려 했던 그들에게서 또 다른 인간성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기간 10월 26일~ 2011년 3월 1일(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덕수궁미술관
관람 화 수 목요일 오전 9시~ 오후 7시, 금 토 일요일 오전 9시~오후 8시30분. (02)757-3002
 
2010년 11월 15일    정진건기자
<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253호(10.11.23일자)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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