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읽는 기쁨/이재무
- 눈사람
이재무
눈 내린 날 태어나 시골집 마당이나 마을회관 한 구석혹은 골목 모퉁이 우두커니 서서동심을 활짝 꽃 피우는 사람꽝꽝 얼어붙은 한밤 매서운 칼바람에도단벌옷으로 환하게 꼿꼿이 서서 기다림의 자세 보여주는 표리가 동일한 사람한 사흘, 저를 만든 이와 저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이마음의 심지에 작은 불씨 하나 지펴놓고자취도 없이 사라지는 이이 세상 가장 이력 짧으나누구보다 추억 많이 남기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