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읽는 기쁨/이재무

[이재무]눈사람

문선정 2010. 10. 30. 19:32

                - 눈사람

 

                                                            이재무

 

 

 

 

눈 내린 날 태어나
시골집 마당이나 마을회관 한 구석
혹은 골목 모퉁이 우두커니 서서
동심을 활짝 꽃 피우는 사람
꽝꽝 얼어붙은 한밤 매서운 칼바람에도
단벌옷으로 환하게 꼿꼿이 서서
기다림의 자세 보여주는
표리가 동일한 사람
한 사흘,
저를 만든 이와
저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이
마음의 심지에 작은 불씨 하나 지펴놓고
자취도 없이 사라지는 이
이 세상 가장 이력 짧으나
누구보다 추억 많이 남기는 사람

'詩 읽는 기쁨 > 이재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재무]나비  (0) 2007.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