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읽는 기쁨/김명인

[김명인]민짜슬픔

문선정 2010. 6. 2. 12:44

 - 민자슬픔

 

                                          김명인

 

 

 

 

딱히 슬플 일도 아닌데

눈물 솟구치는 날들이 잦다, 이 코끼리는

너무 뚱뚱해서 슬프고 저 기러기는

가안 (家雁)으로 키우는 주인이 없어서

주르극 수로를 열게 한다

 

방충망 너머로는 파랗게 갠 하늘,

언던 안쪽으로 느티나무 몇 그루 산란하는데

그 아랜 너무 웃자라 몸통치기 당한

늙은 수양버들 한 그루, 치워져버린 그늘 속으로

잘린 지체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한 여름 오후를 비동점으로 끓어 올리는

저 끈적끈적한 풍경에도 민짜슬픔 잔뜩 고였구나!

어느새 놀빛 물드는

밋밋한 저녁이 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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