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큰빛이 관물대.
그렇게나 옷을 좋아하던 큰빛이, 옷장에 걸린 옷이 달랑 세 개... ㅎㅎㅎ ^-^*
에
큰빛이의 포대장님, 랑군, 큰빛, 나, 나의 오라버니
우리 큰빛이 일병 계급장 달고 처음 보는 모습이 꽤나 높은 사람 된 것 같다. 푸하하~
화천군 상서면 봉오리... 어찌나 춥던지,
생활관에서 본부대대로 이동하는 언덕을 오르는 길에 불어대는 바람은 어찌나 맵던지... ㅠ.ㅠ~
대대장님과 간담 후에 식사하러 가는 취사실로 가는 길은 또 어찌나 덜덜 떨고 걸어갔던지... ㅠ.ㅠ~
다시 큰빛이 생활관으로 들어가 큰빛이가 근무하는 행정실을 둘러보고 공연장으로 가는 길은
아무래도 내가 감기 걸린다고 자동차로 이동을 해야 했다.
우리 일병 한큰빛은 오늘은 그렇게 춥지 않은 날이라고... 녀석 아주 단단한 사내로 변하였구나!
내 아들 큰빛... 사랑한다... 사랑한다구~~!
큰빛이가 시집살이 하고 있는 부대 내의 교회에서 국군장병들의 끼자랑이 시작 되었다.
전국에서 몰려든 끼 있는 젊은이들의 개그에 웃고 박수 치고...
우리 랑군님, 웬만한 공연을 보고는 크게 웃는 법이 없더니
이 날, 박장대소 하며 큰 소리로 웃고 휘파람을 날리는 걸 보니
젊은 친구들의 개그와 넋두리 춤과 노래가 무척이나 재미있었다는 증거이겠다.
사진은, 일부러 어둡게 찍기로 했다.
대대장님과 포대장님은 이 곳 공연장에서는 찍어도 된다고 하였지만...
웬지... 군부대라 생각하니... 조심 조심... 어둡게 어둡게...
모든 장기자랑이 끝나고
콘테스트 부분부터 시상식을 한다.
일병 한큰빛!
콘테스트 부문 그림을 그려 전시하여 2등으로 4박 5일의 포상휴가를 따 냈으며
1등은 빈상자를 모아 기갑차의 모양과 크기를 똑같이 만든 병사에게 돌아갔다.
아... 내 아들 큰빛이가 그린 다섯 장의 그림을 찍을 기회를 놓치고 말다니... 아쉽다!
우리 큰빛... 자신의 전공을 살리면서 부대 적응 잘 하고 아주 잘 지내주어 고맙다! 고맙다!
이런 의상은 어디에서 구해 준비를 했을까?
안무의 짜임새와 의상을 준비하는 센스가 돋보이는 댄스였다.
뭡니까? 이게? 브랑카의 성대묘사를 덧붙인 부대에서 일어나는 일상을 개그로 꾸민 팀.
포상휴가를 노린 군인들의 노력이 눈물겨울 정도로 웃기고도 남았다.
이 팀이 끼자랑 2등 먹었지? 아마...!
아, 큰빛이네 소대원들이 꾸민 "독한 놈들"
청춘들의 발상이 기가 막히게 돋보이는 연기력, 센스, 파워 넘치는 무대였다.
독한 놈들의 개그 뒤에 갑자기 벗어버고 후레쉬맨으로 변신하는 이들 다섯 명은
우렁찬 박수세례와 함께 당당 끼자랑 1등을 먹고 포상을 따 내었다.
이렇게, 열 다섯 팀의 끼자랑을 마치고 시상식이 남아있는 시간
큰빛이 갑자기 화장실에 다녀와야 한다고 일어선다.
화장실에 가야 할 녀석이 뚜벅뚜벅 무대 위로 올라간다.
어머나! 어머나! 저 녀석 또 뭔 짓 하려고...
랑군과 나, 그리고 나의 오라버니가 긴장하는 순간이었다.
녀석이... 녀석이... 부모님께 올리는 편지 낭독을 하기 시작한다.
녀석이 편지를 읽는 다는 자체가 대견하기도 하지만...
나... 울면 어쩌지...
울지 말아야지... 울지 말아야지...
랑군이 내 손을 꼬옥 잡아 주었다.
둘은... 울지 말자고... 울지 말자고 손에 힘을 주기로 했다.
아버지, 어머니... 사랑하는 우리 가족에게...
아빠, 엄마 놀라셨죠? 놀라셨나?
크리스마스 선물도 드리지 못하고... 오시기는 오시는데... 뭔가 준비를 하고 싶어서 곰곰히 생각을 하다가
내 마음이 담긴 포괄적인 생각을 그림으로 그려보았습니다.
내 등 뒤에 우리 가족이 웃고 지낼 수 있는 든든함이랄까?
이렇게 말하면 조금 거창할 수도 있지만... 그림에 담겨진 내용이 저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우리 엄마, 아들 그림 전시된다니까 당연히 오시겠다고 하시는데, 내가 괜한 얘기를 꺼냈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래도 아픈 몸 이끌고 힘들게 오시는데, 내가 전부터 하고 싶었던 말들, 쑥스러워서 못했던 말들을 덧붙여 써 볼까 해요.
몸이 많이 약하신 우리 엄마,
올 해 1월에 백혈병이라는 판정을 받고 표정이 많이 어두워 지셨다는 걸 느꼈어요.
그 전에 내가 했던 행동들이 많이 미안하고 또 미안했지.
지금 가지고 있는 병이 갑자기 생긴 것도 아니고 1~2년 전부터 가지고 있었다는 얘기를 듣고 눈시울을 적시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대학 들어가기 전까지 말썽도 많이 부리고 속도 많이 썩일 때마다 앓아 누우셨을 때...
그 때 그 병을 내가 더 악화 시킨 건 아닐까 라는 생각에 더 미안하고 미칠 것 만 같았어요.
지난 설 날 때는 항암제 부작용이 심해 병원에 입원을 하고...
또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부은 얼굴을 보고 놀란 나머지 제 방에서 몰래 소리 없이 울었었어요.
아세요? 너무너무 미안하고 안스럽고... 엄마 병원 가는 날 나가 놀고 싶었지만 우리 엄마가 외로움을 좀 타요.
엄마랑 같이 다니고 싶어서 병원 가는 중에 많은 이야기도 하고 드라이브도 하자고 어디어디 가자고 하곤 했지요.
날마다 변해가는 엄마 모습에 속상해서 혼자 울고... 내 친구들도 엄마는 만년 소녀 같다고 나이에 맞지 않게 생각도 젊게 가지곤 하던 우리 엄마가... 사람들이 나이를 물어보고 대답하면 묻던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젊고 이뻤던 우리 엄마가... 이렇게 변해 가는 모습에 누구보다도 엄마가 더 가슴이 아프고 무너지지는 않을까 조심스럽기도 했어요.
이런 엄마 앞에서 나라도 더 긍정적인 모습으로 웃는 모습 보여야지 하면서 행동했는데... 웬걸요...
역시 우리 엄마였어요. 나보다도 더 굳게 마음 먹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항상 웃는 모습으로 노력하고 아파도 안 아픈 척 하는 엄마 모습을 보고 나도 더 힘이 나곤 했어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군 입대를 했지요.
아픈 우리 엄마. 마음 약하고 몸도 약한 우리 엄마...
이제 아빠 출근 하고 다빛 학교 가면 누구랑 얘기 하고 누구랑 다투고 누구랑 밥 먹을까 하는 생각에 걱정스럽고 혼란스럽기더 하던 중에
긴 생머리가 유난히도 이뻤던 엄마의 머리카락이 이제는 없다는 소식을 듣고는 가슴이 어찌나 아프던지...
그래서 나는 군생활에 대한 바람이 하나 생겨났어요.
제가 제대하고 2년 후면... 2년 후에는... 우리 엄마의 병은 완치 되고 예뻤던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나기를 바라는 거예요.
저도 몸 건강하고 마음 건강하게 제대 할 테니까요... 우리 엄미도 건강해지고 이쁜 머리카락 나게 해 달라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우리 엄마, 내가 전화 할 때마다 아파도 안아픈 척 하는 거 다 압니다.
우리 엄마, 가족이라는 공간을 무척이나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예쁘게 꾸미는 엄마. 저도 건강하게 군생활 할 테니까요엄마도 항상 힘내고 제일 위험한 감기 꼭 조심하시구요.
그리고, 우리 집에 기둥이자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신 우리 아빠!
엄마가 백혈병 판정을 받은 후에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은 아빠일지도 몰라요.
누구보다도 엄마를 사랑하고 누구보다 엄마를 이뻐하시는 아빠니까요.
항상 엄마부터 챙기려는 모습, 집에 들어오시면 엄마부터 찾고 술에 취하시면 엄마가 이뻐서 어쩔 줄을 몰라하시는 우리 아빠.
저는요 이런 아빠의 모습이 정말 보기 좋고 배우고 싶습니다.
엄마가 아픈 후에도 항상 엄마 건강부터 챙기고 싶어서 이것저것 해 주고 싶어하는 모습...
늘 남에게 베푸는 것도 많으시면서 항상 모자르다고 말씀하시는 멋있는 생각은
저를 반성하게 하고 우리 아빠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라고 자부합니다.
아빠 우리 아빠. 상무대 있을 때 가족이 외박 면회 와서 빡빡 밀은 엄마 머리를 보고도 이쁘다고 만져주시는 멋쟁이 아빠는
역시 멋있고 그렇게 든든해 보일 수가 없더라구요.
아들 구대 보내고 집에서 두 여자 챙기느라 힘드실텐데...
아, 기억 하세요?
제가 군입대 하던 날이었어요. 그 때 아빠가 저를 꼭 안아 주셨지요.
티 안내셔도 많이 아쉬워하고 안타까워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빠가 어릴 때부터 저 강하게 키운다고 물에 빠뜨리면서 강화훈련 시킨 덕분에 저는 어떤 어려움에도 적응 잘 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울면 울음 그칠 때까지 몇 시간이든 지칠 때까지 울도록 방치되었던 저예요.
덕분에 저는 울음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아주 어린 나이에 깨달았죠.
사랑하는 아빠, 엄마! 그리고 사랑스러운 내동생 다빛.
남은 2008년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두 분 더 많이많이 사랑하시구요. 우리 엄마 감기 무조건 걸리면 안 되구요.
삼촌! 태웅이 건강하게 무리없이 완치 될 거예요. 제가 된다면 되거든요.
2009년에는 주위 사람들 모두가 행복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필-승! 사랑합니다.
2008년 군부대 끼자랑... 12. 26일.
사운드 오브 뮤직’을 도레미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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