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여, 고마워요!/오-늘, 하루는

인창의 악동을 만나다.

문선정 2007. 12. 22. 18:51

 

앨범을 보았다.

낡은 앨범 속에 낯익은 얼굴들이 동글동글하게 들어차 있다.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어제 만난 친구들과 연결을 지어가면서 나오는 웃음을 어찌 할 수 없다.

 

뒤에 바짝 앉아서 나를 그렇게도 괴롭히던 꼬마녀석을 찾아보았다.

어제의 모습으로 자라난 그 개구지게 악동스러운 꼬마녀석의 모습이 동글한 모습으로 들어앉아 있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몸이 약한 탓으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않았었고

양호실 신세를 늘상 져야 했으며

교실 안에서는 책상위에 엎드려 있는 날이 많았던 것 밖에는...

 

그런 나에게... 이 개구장이 꼬마녀석은

내 등위에 책이며 공책을 잔득 얹어 놓으며

자신은 키득거리는 소리가 심술스럽기까지 했던 웃음...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인가는

이 꼬마녀석과 짝궁이 되었는데... 이녀석, 내 연필과 지우개를 몽땅 빼앗아 갔던 기억...

때려도 꼭 가슴만 때리고 도망가는 정말 미웠던 녀석...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온 나는

가방을 팽개치며 그녀석 때문에 학교에 가지 않겠노라고

엉엉~ 대고 울고불고 난리를 피웠던 기억...

 

이런 기억들이 가슴속에서 스멀거리는 가운데 앨범속의 6학년 3반 아이들을 들여다 보았다.

5학년 아이들이 함께 6학년에 올라 고스란히 2년을 함께 보냈던 아이들을 만났다.

언젠가 같은 반을 했던 것 같은 아이들의 모습도 섞여 있었다.

 다음 만남에는

낯이 익어 눈웃음을 교환했던 친구들에게도 다가가 반가운 악수를 청할 수 있을 것 같다.

 

갖가지 기쁨이며 슬픔들을 삶의 창고에 담아가면서 자라난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만나고 있었다. 

처음으로 이 자리에 참석한 나는 약간은 어색했지만,

"인창"이라는 끈으로 엮인 눈웃음을 주고 받는 것으로 어색함은 다소 사라지는 듯 했다.

여러가지 추억을 삐죽삐죽 밀고 나오는 왁자한 웃음들이 음식점 안을 가득 채웠던 어제,

오랜만에 유쾌한 시간에 감사하다.

 

오빠와 아주 절친하게 지낸다는 친구도 만났으며... 기분좋은 웃음을 주고 받았던 어제의 소중한 순간을

몇 장 되지 않는 사진만을 담아서 돌아왔다.

 

 

  경임, 나, 은자, ?

 

 경임, 나, 은자, ? , 고요, 악동 규석

 

 

경임, 나, 은자, ?, 오숙, 고요

 

6학년 3반

 

 모임을 이끌고 가고 있는 일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