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세상 2/산에서 놀다

으흠~ 불곡산... 너무너무 재미있었어~!

문선정 2007. 11. 13. 20:30

오늘,

우리 동서님과 내가

제일 많이 한 말.

 

또 밧줄이야?

돌아갈까?

우와~ 무서워!

어떡해!

엄마야!

이것보다 많이 한 말.

우와~ 장난 아니다!

정말 장난 아니네!

 

거짓말 조금 보태서 백번도 넘게 했다.

 

 

 

 깍깍~ 까마귀 날았던지... 하늘 한 번 바라보고.

 

 어~ 어~!

밧줄이닷!

에헤~ 여기서는 쉽다고 생각했지...

 

웃으면서 연출도 하고...

후~ 이건 시작이야!

 

 사실, 여기서부터... 힘들어서 무지무지 겁 먹었다!

 

음... 밧줄을 잡고 암벽을 타고... [상봉]까지 오르다!

힘도 들고, 겁도 나고...

여기서 되돌아갈까...?

둘이 고민고민하다...

에라~ 일단 가보자고! 

 

 

 

 

 으흐~

상봉에서 점심 먹고... 상투봉까지 오르면서

후회 엄청 했음.

 

 

 아아~ 아~아~!

이야~이야~ 아~아~아~아!

너무너무 좋아서 날아갈 것 같았다.

 

기분 UP 되는 바람에

나... 여기서 너무 오버액션~ 취했다!

 

 온 세상이 다 내것인냥...

이런 기분 오랜만이다!

정말 오랜만이다!

 

 오버액션 끝나고, 다시 차분해진... 나!

 

 아, 그런데... 그런데...

한 발자국 내 딛으면...

온갖 기분 좋은 것 투성이들...

이랬구나! 불곡산이 이랬구나!

 

 가까운 곳에 이렇게 좋은 산이 있었구나!

어흠~ 동네 산으로 이름 불려지기엔 너무 아까운 산이로고나!

 

 푸른 소나무 한 그루... 상투봉 조금 아래서

푸르게~ 푸르게~

푸른 품에 잠시 안겨보고 싶었다!

 

 

 

 

 상투봉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와

다시 밧줄을 타고 암벽을 오르고 또 오르고...

아아~ 땀도 많이 흐르고... 얼굴도 벌겋게 달아오르고

기분 무지무지하게 좋았다.

 

그런데, 이건 무슨 바위지?

꼭, 물개의 형상처럼 생긴 것 같은데..

강아지 같기도 하고...?

 

 

 임꺽정 봉을 오르기 전에...

험한 암벽을 타고 오르니..

바로 하늘 아래 내가 있었다.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

무서움에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면서도

마냥, 쇼를 하고있는 나!

 

 너무 무서워서!

그냥 누워버렸다.

 

 너무 무서워서... 제대로 서 있을 수가 없었다.

 

 바위 위에 나도 바위처럼... 얼~음!

 

 아래 한 번 내려다 보자...

아아~ 다리가 후들후들!

어질어질~ 현기증이 일고...

 

 또 주저앉고... ㅎ~

 

 정말정말 힘든 임꺽정봉에 올랐다!

와~~ 와~~~

너무 힘들어서 지쳐버렸다.

사진이고 뭐고...

이 순간,

가방 열고 카메라 꺼내기도 다~~~ 귀찮았다!

 

 그래도... 어째!

다음에 올 지 안 올지...

기약도 없으니...

내가 왔다 갔다는, 흔적은 남겨야지!

 

 털썩~

에구에구~

이대로 철퍼덕 주저앉아 막걸리나 한 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정말정말~ 너무너무~ 힘들다!

 

 기운도 똑. 떨어지고...

어디든 기대고 싶어...

 

 이제 여기서 내려 갈 일이...

걱정이 되는 순간이었다.

 

 기분은 무지무지 좋았는데...

이제 내려 갈 일이... 까마득하여...

 

 고민이다!

 

 고민이다!

 고민이다!

 

 으흠... 정말정말 고민이닷!

 

 아! 너무 힘들어!

헬리콥터라도 부르고 싶은 심정이닷!

 

 어쩔까나... 어쩔까나... 너무 힘들다!

 

 

불곡산!

정보 검색을 하고 가면서도 얼만큼 재미있는 산인지... 기대를 했지만,

힘든 만큼... 재미있다는 생각이 등산 내내 하면서 걷고 오르고 내리고 또 올랐다.

 

 

밧줄을 너무 많이 잡아 손바닥도 아프고,

젖먹은 힘까지 동원하여

전신의 긴장을 한시라도 놓칠 여유가 없는 산이다.

그러면서도, 넋을 빼앗는 경치 삼매경에

두루두루~ 지루하지 않게 내려오는

불곡산! 불곡산!

 

여태껏 다닌 산 중.

가장 재미있는 산이다!

 

다음에 또 가자고 해도

나...?

선뜻 따라 나설 마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