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세상 1/경북 청량사 기행

2007년 가을 문학기행/청량산~ 청량사!

문선정 2007. 11. 8. 16:35

느리게 느리게 가자고 했다.

오늘은 느림의 미학을 맘껏 즐기는 시간이다.

 

산으로 간다.

붉은 잎 천지인 산으로 들어간다.

이미 붉게 물들어 함께 온 문우들의 마음과 더불어 우리는 산을 오른다.

 

빠르게 오르면 그만큼 손해라는 것을 나는 조금씩 터득하고 있는 중이다.

정상을 오르기 위해서 산으로 가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나는 내가 오르는 곳까지가 "정상"이라고 이미 정해버렸다.

 

마음 속에 그려진 지도만 보고

해의 비늘을 일으키는 나뭇잎과

나도 함께 날아 갈 수 있으니...

낙엽쌓인 포근포근한 호젓한 산 길을 걸을 수 있으니...

느리게 걸어가며 이들과 마주하는 것이 산에 대한 예의이니라.

고...

내가 정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