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세상 2/산에서 놀다
수종사에서 시선이 머무는
문선정
2007. 8. 15. 11:49
한 여름의 뙤약볕에서
능소화는 만발해야 하는 8월에
긴 장마로
능소화는 아래로아래로
떨어져 내리고
저 뒤에 서 있는
세 개의 우산이
말 없이
바라보고 있다
꽃 이름을
알았었는데
톡
톡
토
도
독
�콘이
튀어 나온 것 같은
비에 젖은 꽃잎이다.
나리 꽃을 보면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오늘
이 나리꽃은
잿빛의 세상에서
맘껏
자신의 지태를 드러내고 있다
해가 뜨지 않는 날은
해바라기도 피지 않는 줄 알았다
해바라기는
해만 바라보아야 한다는
착각을 벗으라는 듯
활짝
피어있다.
해가 뜨지 않아도
해바라기는
다른
또 다른 어딘가를 바라보며
피어오르고
바닥에 젖은
나뭇잎을
주워
말리는 중
지금 사진을 보니
젖은 낙엽을 말리는 내가
잘 못 했다는...
생각이...
자꾸...
자꾸만 들어서...
예쁜 것에는
시선이 멈추지
화려한 색상 앞에서는
발길도 멈추지
달콤할 거라는
아마... 달콤할 거라는 생각으로
입에 침이 고이기도 하지
달콤할까?
그럴까?
우리에게
상식이란 것이 각인되어지지 않더라면
아마, 탐을 내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