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읽는 기쁨/공광규

[공광규]별국

문선정 2007. 4. 12. 22:04
별국 /  공광규


가난한 어머니는
항상 멀덕국을 끓이셨다

학교에서 돌아온 나를
손님처럼 마루에 앉히시고
흰 사기그릇이 앉아 있는 밥상을
조심조심 받들고 부엌에서 나오셨다

국물 속에 떠 있던 별들

어떤 때는 숟가락에 달이 건져 올라와
배가 불렀다

숟가락과 별이 부딪히는
맑은 국그릇 소리가 가슴을 울렸는지

어머니의 눈에서
별빛 사리가 쏟아졌다 

 

 

 

 

 

공광규: 1960년 충남 청양 출생
동국대 국문과 졸업.
1986년 동서문학에 <저녁>등 5편이 당선되어 등단
시집 <대학일기> ,마른 잎 다시 살아나> <지독한 불륜> <소주병> 등

<불교문예 >부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