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정
2007. 4. 6. 12:37
2 년 전 내가 아픈 것처럼
악몽이었던 2 년 전 나처럼
그녀가 아프다
그녀,
언니,
올케언니.
수술실에서 나오는 그녀는 예전의 나보다 훨씬 씩씩했다.
본디 표현을 잘 못하는 우리 오빠.
머쓱해하는 오빠를 그녀 옆으로 쓰윽 밀어 손을 잡아주게 해 주었다.
참, 이상하다.
우리나라 남자들.
오빠의 눈에서 아주 짧은 동안이었지만 이슬 같은 것이 비쳐진 것을 보곤
오빠의 맘속이 짠~하다는 것을 느꼈었다.
아이를 셋을 두고 오랜 세월을 산 동안 아직도 부끄러워 표현 못하는 것을 보면...
우리 오빠뿐이 아니라 우리나라 남자들 대부분 아내에 대한 사랑표현에는 무척 인색하다.
바빠서 오지 못 할 거라며 친정엄마를 안심시켰던 올케언니가
아직은 희미한 정신으로 남편을 보고 기뻐하는 아내.
올케언니의 친정 엄마가 손과 발을 주물러도
"여보야가 주물러 줘!"라면서
남편을 찾는 것을 보니 여리디 여린 여자다.
천상 오빠의 여자이다.
그래도 친정 엄마가 곁에 있어주는 언니가
무척 부럽기도 해서...
너무 많이 부럽다가...
문득, 아, 4월이구나!
내 어머니 보고 싶은 4월에 들어와 있었다는 것을 이제 서야 알았다.
병실을 나와 하늘을 보았다.
목을 뒤로 제키고 바람을 맞았다.
하늘이 곱고 바람은 마냥 부드럽다.
내 어머니 떠난 그 날처럼... 모든 게 곱다!
내 어머니 무명옷 입고 입술에 연지 바르고 떠나던 날처럼
참 곱다!
이 고운 날에,
내 허전한 아랫배로 바람이 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