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에서 종로로 / 3월 13일의 외출
청계천 7가에서 6가로...
송사리 떼가 보이지 않나...?
자신의 직업에 얼마나 투철한가?
이 사람의 직업관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문구에
사람들은 자신들의 신을 벗는다.
고쳐신은 신을 신고...
인생의 길을 바르게 걷기를... 소망하면서
바르게 걷기 운동본부의 손놀림이 바지런하다.
요즘엔, 카메라만 눈에 들어온다.
내 손으로 돈을 많이 벌어서... 좋은 카메라와 렌즈를 사고 싶다는 생각.
걸어서 걸어서... 동대문까지...
평화시장 앞의 물쇼가 시작되는 시간.
오후 두시 삼십분이었던가...로 기억.
물보라가 살갖에 닿으면... 싸늘한 느낌.
그래도 이런 싸늘함을 가장한 채 어차피 와야 될 봄은... 미리 와 이었다.
어지러운 해를 머리에 이고
일렁이는 바람을 가슴에 안고
곧 피어날 담장 위의 개나리를 눈에 넣고...
이 길을 가야 목적지에 갈 수 있는...
이 시멘트 벽...을 보고... 아쉬움이 튼다.
냇가 옆... 시멘트가 아닌.
자연의 흙길에 개나리가 피면... 좋겠다...라는 생각.
시민의 힘으로 다시 태어난 열사 전태일거리.
바닥의 동판이 시민의 손길이다.
전철을 타 볼까 하고... 종로 5가의 지하계단을 내려왔다.
천원 마켓을 둘러싸고 있는 단속원들.
주인은 밖에 늘어놓은 상품들을 안고 들어간다.
종로 5가 하면 생각나는 것이 있다.
바로 총알택시를 탔던 기억.
결혼 후, 종로주변에서 모임을 자주 갖었던 나는
집으로 가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총알택시를 타러 허겁지겁 왔던 기억이 난다.
오늘, 이 곳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이 단속원들의 뒤로는 모두 산에 가려고 모여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이 곳에서의 처음 만남인지...
산으로 떠나는 등산복 차림의 사오십대가 주류인 사람들이
인원수를 맞추기에 북새통이다.
난생 처음 보는 사람들과 등산...을 간다는 것이
그리 좋아보이지만 않아. 잠시 서서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아줌마들 둘!
표 있어?
가이드로 보이는 사람이 남자들의 무리를 향해 소리를 지르는 것을 듣고...
얼른 이 자리를 떠
지하를 빠져나와 버스가 다니는 종로 거리를 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