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세상 1/인사동 나들이

[동묘 벼룩시장] 3월 13일의 외출

문선정 2007. 3. 14. 22:18

동묘 앞.

           중국의 고전인 삼국지에 나오는 명장 관우의 사당(보물 제142호)으로 정식 명칭은
           동관왕묘이다. 조선 선조 34년(1601)에 동묘, 서묘 및 북묘를 세웠으나 지금은 동
           묘만 남아 있다. 임진왜란 때 왜병을 격퇴함에 있어 관우의 힘이 컸다고하여 명의
           신종이 임진왜란 후에 비용과 친필로 쓴 편액을 보내왔으므로, 이에 창건하였는데
           그 후 영조 15년(1739)에 중수하였다.
           중국 묘사 건축의 영향을 받아 그 평면이나 외관은 우리나라 건축과 비교 할때 매
           우 색다른 모습을 이루고 있다. 2,818평의 대지는 흙돌담으로 둘러싸여 있고 각종
           정원수와 의자가 있어 시민들의 휴식처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홈피에서... 퍼 온 설명글.-

 

 

동묘

흐렸다 개었다 하는 화요일 오후.

오른 쪽에 보이는 건물이 관우의 사당이다.

모여있는 노인들 흩어져있는 노인들을 보고

우리동네서 겨울을 나는 독수리떼를 연상한다.

종묘나, 파고다공원을 찾는 노인들보다 더 추레해 보이는 모습이여서였을까...

마치 시베리아에서 제 자리를 못 찾고 다른 겨울을 나기위해

낯선 곳에서의 개척을 하는 독수리떼를 보는 것 같았다.

 

 

화려한 간판이 아니다.

진열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진열대나 유리문도 없다.

그야말로 먼지가 쌓였거나 말거나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물건들이 골목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구경하는 사람들도

아무데나 자리잡고 있는 물건들도

오래된 낡음 뿐이다.

 

벨트가 없어진 입을만한 봄코트가 2천원에 흥정되고 있었고.

루이비통을 따라가고픈 원래부터 윤기없는 가방이 4천원에 흥정되는 거리...

 

 

낡음 가운데 반짝 빛이나는 새 것.

빛을 받아들이는 항아리 뚜껑 & 거울...

나조차도 이 거리에선 생뚱맞아 보이는...

 

 

자전거포 옆에 노상을 차지하고 들어선 비싼 자전거에 구경꾼들이 모여들었다.

이 자리는, 자전거매니아들이 자주 찾는 곳이란다.

 

 

 

여러가지 공구가... 진짜진짜 싸다!

내가 갖고 싶은 공구 타카, 직소기도 있었으나...

이 날의 자유로움을 무게에 점령당하기는 정말 싫었다.

  

  

골동품이 풍기는 고정관념.

비쌀것이다라는... 생각에,

보고... 바라만 보다...

나무의 재질만 만져보고... 쓰다듬어보고...

 

 

 

오래된 물건 속에

아주 오래된 흑백사진.

그 속에 흘러간 오랜 과거가...

현재의 거리에서 현대를 구경하고 있다.

 

 

교환을 불러야 통화가 될 수 있었던 검정 전화기 & 카메라.

검정전화기도 탐이나고... 카메라도 탐이나고.

 

 

헌책방... 낱 권짜리의 웬만한 책은 웬만해선... 단 돈 천원!

훈장의 회초리... 끌리는 제목에 사진만 찍었다.

여행에 관한 잡지는 비싼 돈을 주고 살 필요가 있을까...?

 

 

앗!

내가 좋아하는 이상문학상 수상집들!

언젠가... 큰 배낭을 등짐으로 매고... 

내 책꽂이에 없는 이상문학집을 담고 싶다는...

 

 

교회를 다니는 나는 아니지만,

헌 책방에 이렇게 성경책이 모여져있는 것을 보면... 음...

내가 생각하기에 크리스찬은 오래된 성경책을 좋아하고 웬만해선 버리지 않는 줄 알았는데...

아마도 버려진 것을 모아서...? 라는 생각이 언뜻 스치었는데...

 

오른 쪽의 책꽂이에서

구약성서 새 번역 1 <시편/개정판/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정가 오천사백원짜리를, 단 돈 천원에 샀다.

 

언제고 시편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성경책을 들추었지만

깨알만한 작은 글씨에 눈이 아팠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