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여, 고마워요!/오-늘, 하루는
나는 어느새 완벽한 허무주의자가 되어있었다.
문선정
2007. 3. 12. 22:05
어느새 나는 완벽한 허무주의자가 되어 있었다.
뭘 해도 허무하고
어디를 가도 허무하고
다녀와도 허무하고
결국 외로울 줄 알면서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하고
어딘가를 가야하고
그리고 다시 또 되돌아와서
혼자 앉아 외로워 하고
이런 외로움에 절망하고
이런 절망때문에 슬퍼하면서도
나를 감싸고 있는 이런 모든 것들을 사랑한다.
사랑해서 쓸쓸하다.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슬픈 일이 또 있을까.
나 아닌 다른 것을 사랑하다사랑하다 지쳐
결국 혼자만의 외로운 사랑에 택했을 때
이런 슬픈 사랑때문에 또 허무하다.
허무함.
인생은 어차피 허무한 것이다.
이런 허무함이 내 몸 구석구석에 아주 오래된 부스럼이 되어있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