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가던 날. 2007년 1월 마지막 날, 인사동에서...
이 거리는 말이지
꼭 같이 가는 멤버가 정해져 있거나, 아니면 혼자서 방황하기에 딱 좋은 거리.
우리나라의 것을 고집한 것 같으면서도
갈수록 외국인들이 많이 눈에 띄는 것을 보면 말이지
나름, 뛰어난 우리 것의 특색과 개방의 독특함이 골목골목에 숨어있는 것을 볼 수 있거든.
그 중에서도, 제일 궁금한 발걸음으로 종종걸음 떼어지는 쌈지길의 유혹이란...
아흠~ 구경만 해도 눈이 맛있어지기까지 하는 걸... 냠냠~
풍부한 상상력이 신선하게 모인 곳.
그 중, 나는 닭똥집 디자인이 재미있어 죽겠는 거야.
누구나 흘려버리거나 습관처럼 버려지는 생각을 모아, 순간순간의 아이디어가 재치로 탈바꿈하는 '닭똥집 디자인'을 보면 생각이 말개져...
쌈지길 2층에서 내 핸폰으로 직사로 잡은 고교동창생 경아의 폼.
동창생의 만남을 인사동에서 약속을 잡는건 매우 드문일이지만...
반감움과 새로움 또한, 신선함이었다고 할까.
쌈지길의 명물인 테마행사가 우산인 줄 알고 갔는데
매서운 겨울바람도 한국여인의 치마폭에서 놀아나고 있던 걸...
그래서 그런지 매서운 칼바람도 시원하게 느껴졌어.
우린, 가벼운 식사를 마치고
골동품 상가와 이런저런 상가를 지나쳐...
먹거리가 준비된 시인학교로 갔어.
낭독에 들어가기 전에 모두들 바뻐.
아랫녁에서 갓 잡혀올라온 꼬막 까서 먹기에 바뻐.
설삶아서였을거라고 생각해.
에이~ 당최 앙다문 입을 열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꼬막의 힘이란...
시인 서정춘선생님은 꼬막 까는 솜씨가 어찌나 속도가 빠르시던지...
입을 앙다문 꼬막 하나 들고 씨름하는 사이 선생님은 벌써 대여섯개를 해치우시는 중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날, 화문학반의 주인공은 서울막걸리와 꼬막이 주인공이었을 거라는 판단이...?
인사동 스타벅스!
전국 어디를 다녀도 이렇게 한글로 간판을 내 건 스타벅스의 간판을 누구 본 사람 있어?
자, 이만하면... 스타벅스가 대단한 건지, 인사동이 대단한 건지...?
난, 우리의 한글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인사동 상인들 역시 대단하다고 생각해.
동양의 거리에 서양관광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커피전문점을 입점해야 했을까..
이런 문제로 꽤 많은 고민을 하였다는 사실...
그리고, 머리와 가슴을 짜 내어, 한굴로 된 간판을 자랑스럽게 내 걸었다는 사실을...
알 사람은 다 알 거야...
그런 알만한사람들이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기도 방황하기도 그러다가...
잠시 멈춤의 여유를 누리기 위해, 스타벅스 유리문을 밀고 들어가지. 아주 당당하게!
웬만하면, 저 2층 창가로 자리를 잡지.
그 날, 경아와 나도 저기~~~ 저 2층...
왼쪽가장자리에 앉아서 많은 이야기를 했어.
2007년 1월 10일...추운 겨울 밤!
스타벅스 안은 매우 따뜻했어.
정말 따뜻했다고... 가슴에 저장되었어.
스타벅스를 나와,
인사동거리의 칼바람과 싸우면서 경아가 내게 선물해 준 핸드폰 걸이.
요것, 정말이지 보면 볼수록 예쁘기만 한 줄 알았더니 앙증맞기까지 하다.
똑딱이 단추를 열면, 사진첩이 보이고
약간의 비상금도 챙길수 있을 것 같은 깜찍함속의 요런요런 앙큼함이라니...
더욱더 귀여운 걸.
또 다른 뒷면은, 실용성을 더해주는 나비모양의 거울.
앗, 요 조그만 거울속에서 누군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
저 눈... 저 눈동자... 곡 나를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