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읽는 기쁨/장석남

[장석남]달의 길

문선정 2007. 2. 3. 02:49

달의 길


장석남







이정표는 자꾸 내게 어디 가냐구 묻는다


달은 붉게 물들며 제 길을 가고

내겐 잃은 길도 잃은 그 자리에 있지 않다


달은 섬섬이처럼 제 빛이 모두 발이다

기울어도 제 빛에 안긴다


몸이 아프다 기울면

아픔이 나를 안아주리라






<장석남시집 : 새떼들에게로의 망명 / 문학과지성사. 2007년 9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