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세상 2/월미도

월미도행 원정기 3

문선정 2007. 1. 31. 09:09

지나가는 총각인지, 동네 노는 오빠인지는 모르지만

처음보는... 생전 머리털 나고 처음 보는 총각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저기요... 잘 생겼으니... 저희 사진좀 찍어주세요!"

했더니... 헤벌쭉 웃음시롱 요렇게 찍어 주었다.

 


그 총각... 시키지도 않았는데... 한 방 더 찍어주는 센스하고는...

총각~ 어디를 가도 사랑 받을껴~~~!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덕담을 얹어 고마운 마음을 답해 주었더니 싱글싱글 웃으면서 어디론가 가버렸다.

월미도에서 일렁이는 바다내음만큼 오고가는 사람들의 표정에도 싱그러움이 일렁이었다.

그런데... 난, 솔직히 고백하건대 이렇게 일자로 서서 사진 찍는거 식상해서 싫다.

 

 


하야, 지금부터 내 맘대로 내 식으로 그냥 찍어대기로 했다.

이렇게 까불고 싶어서 어찌 일자로 쭈욱 서서 사진을 찍느냐...

역시 경임이 호즈 제대로 나온다... 포토제닉 감이다!

윤자는, 보불찾기 하는 포즈다.

 

 


그래, 몇 발자욱 뒤에서 바라보니

폼들이 꼭, 소래나 연안부두에 새우젖 사러가는 아지매 폼들이다.

돈 지갑이 든 가방 하나씩 옆구리에 꿰차고...

분명 윤자는 저 빨간 오리털 파카 안에 젖갈 살 돈이 들어있을 것이다.

걸음걸이 꽤나 힘차고 바쁘다!

어여 젖갈 사서 집에 돌아가 올망졸망한 새끼들과 구렁이같은 남편들 저녁상 차릴 준비로 마음도 종종걸음인 것 같이 보인다.

 

 


하이고~ 소래에 새우젖 사러가는 줄 알았더니

홱 돌아서니 프랑스에서 온 냄새가 폴폴거린다.

자세히 보니... 프랑스 모델같다.

 


음마? 누구세요?

실례지만... 뉘시더라...요...?

좋았어! 느그 집 거실에 있는 오래된 사진 떼어버려라!

이 사진 크게 해서 줄테니... 그 자리에 이쁘게 걸어놓아라!

그리고 랑군한테 맘껏 으시대어라!

"나, 이런 사람이~~야!"

... 라고...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