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읽는 기쁨/박지웅

[박지웅]노을다방

문선정 2017. 12. 3. 19:08

노을다방


박지웅





다방에 손님이라곤 노을뿐이다

아가씨들이 빠져나가고 섬은 웃음을 팔지 않는다


바다 일 마친 어부들이 섬의 현관 벗어놓은 어선들

다방 글자가 뜯어진 창으로 물결이 유령처럼 드나들었다


노을이 다방에서 나와 버려진 유리병 속으로 들어간다

몸을 가진 노을은 더 아름답다


아무도 없었다





<박지웅시집 : 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 문예중아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