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읽는 기쁨/임재정

[임재정]질서라고 부르는 경험

문선정 2017. 11. 16. 16:27

 

질서라고 부르는 경험

 

임재정




 

그것은 일제히 강으로 뛰어든 누 중에서 누군지 모르는 하나가 흙탕물의 아가리 속으로 사라지는 것

 

냉장고가 도네 죽은 자에 대한 생각처럼 불시에, 슬픔은 네 발로 악착같이 딛고 선 이들이다

  

빙점 아래 혹은 슬픔은 방부제로도 그만인 질료, 다시 냉장고가 도네 비늘 하나를 떼면 놀란 풍선처럼 오늘도 사라질 텐데

 

악어는 흙탕물 속 자기만의 초원이 있지   

튤립의 꽃잎을 헤아리면 겹겹 구근을 다 알게 된다는 듯

 

단호하게 냉장고가 도네

 

센서 스위치 너머 죽음은 참다 참다 흘러내리는 선홍색

 

  모든 스프링은 슬픔과 함께 겨울 공장에서 생산된다, 그러나 모든이라는 말을 이해하면 스프링의 탄성도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