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읽는 기쁨/이선영

[이선영]다시, 이미자와 김추자

문선정 2011. 6. 19. 23:42

- 다시, 이미자와 김추자

 

 

                                           이선영

 

 

 

노래는 눈물 없이 내지르는 울음 아닐까

 

배쫑배쫑 배배쫑

뻐꾹뻐꾹 뻐뻐꾹

새는 노래하지만

까악까악 까아악

소쩍소쩍 소쩌억

새는 울음 운다

 

이미자는 그리움에 지쳐 빨갛게 멍이 든 동백을 애처롭게 울고

김추자는 사랑도 거짓말 웃음도 거짓말 단말마를 운다

 

내 노래는 때로 이미자보다 애절하고 김추자보다 뜨겁지만

 

그러나 내 노래는 끝내 이미자의 울음도 못되고 김추자의 그것도 못되는

소리없이 깨무는 입술

 

 

 

 

                                   이선영시집:포도알이 남기는 미래 / 창비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