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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시집]다산의 처녀

문선정 2011. 1. 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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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시의 정점!

1969년 시인 서정주와 박목월의 추천으로 문예지 '월간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등단한 문정희의 『다산의 처녀』. 정적이고 수동적인 자아를 거부한 채 '여성적인 생명주의'의 시 세계를 구축하여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한국 여성시를 이끌어온 저자가 등단 41년을 맞이하여 출간한 열한 번째 시집이다. 여성성과 일상성을 바탕으로 한 시적인 에너지를 통해 경쾌하고 발랄하게 삶에 대해 통찰하는 건강하고 솔직한 시를 수록하고 있다. 특히 창조를 향한 여성의 은밀한 내면을 일상적인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사랑과 설렘, 그리고 최초의 언어로 경이롭게 노래한다. 한국 여성시의 정점을 맛보게 될 것이다.

☞ 북소믈리에 한마디!
저자가 말하는 '처녀'는 비옥한 자연의 몸을 간직하며서 다산의 생명을 지닌 채 모든 존재를 아우르는 가장 순수한 여성을 상징한다. 처녀가 지닌 근원적인 생명의 힘을 강렬하고 아름답게 들려주면서 우리 영혼을 깨우고 있다. 아울러 우리가 살아가는 부조리하고 모순적인 쓸쓸한 삶을 따뜻하게 끌어안아준다.

☞ 이 책에 담긴 시 한편!
물의 처녀

붉은 물이 흐른다
더 이상은 벌릴 수 없을 만큼
크게 벌린 두 다리 사이
하늘 아래 가장 깊은 문 연다

치욕 중의 치욕의 자태로
참혹한 죄인으로 죽음까지 당도한다
드디어 다산 처녀의 속살에서
소혹성 같은 한 울음이 태어난다
불덩이의 처음과 끝에서
대지모의 살과 뼈에서
한 기적이 솟아난다

지상에 왔다가 감히 그 문을
벼락처럼 연 일이 있다
뽀얀 생명이 흐르는 부푼 젖꼭지를
언어의 입에다 쪽쪽 물려 준 적이 있다

 

 

 

自序

1부

늙은 꽃
내가 화살이라면
나이 의자
식물원 주인

내가 입술을 가진 이래
활엽수
종이비행기
새벽 비
적막一작가촌에서
독수리의 시
떠돌이 풀
고양이

2부

사람에게
나와 나 사이
쓸쓸
비극 배우처럼一검은 눈화장이 조금 흘러내린 포즈로
꽃이 질 때
물의 처녀
여행 가방
떠돌이 여자의 노래
독一아바나의 첫날
섬 속의 섬一발리에서

살아 있는 여신
폭설 도시
상처 입은 무릎
신부의 눈물
지팡이
시인의 퍼포먼스
여행길

3부

겨울 프라하
깃털
새벽 공항
문어
이름
먹이에 대하여
축시 읽는 시인
명봉역
수족관에서
부부
흰나비
얼음 소포
퍼플 플라이
말 많은 노학자
나의 허니문
사각의 링
고속도로

4부

사랑 비슷한 사랑
지금 장미를 따라一프리다 칼로의 집에서
불의 시간
너를 보내고
어머니의 시
나의 시집은 약상자一지진의 잔해 속에서 살아난 소녀에게
염소와이 식사
슬픈 몸
요즘 뭐하세요
노시인
모엘
암소
창녀와 천사
물방울
오십 세
사랑 보험
간지럼
나 떠난 후에도
새 옷 입는 법

작품 해설 / 김인환
현재 한가운데로의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