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읽는 기쁨/김명인

[김명인]아들에게

문선정 2010. 6. 15. 01:19

- 아들에게

 

                                                     김명인

 

 

 

 

풍랑에 부풀린 바다로부터

항구가 비좁은 듯 배들이 든다

또 폭풍주의보가 내린게지, 이런 날은

낡은 배들 포구 안에서 숨죽이고 젊은 선단들만

황천(荒天) 무릅쓰고 조업중이다

청맹이 아니라면

파도에 저당 잡히는 두려운 바다임을 아는 까닭에

너의 배 지금 어느 풍파 갈기에 걸쳤을가

한 번의 좌초 영원한 난파라 해도

힘것 그물을 던져 온 몸으로 사로 잡아야하는 세월이니

네 파도는 또박또박 네가 타 넘는 것

나는 평평탄탄(平平坦坦)만을 네게 권하지 못한다

섬은 여기 있어라 저기 있어라

모든 외로움도 결국 네가 견디는 것

몸이 있어 바람과 맞서고 항구의 선술로

임 안 달게 헹구리니

아들아, 울안에 들어 바람 비끼는 너였다가

마침내 너 아닌 것으로 돌아서서

네  뒤 아득한 배후로 멀어질 것이니

더 많은 멀미와 수고를 바쳐

너는 너이기에 네 몫의 풍파와 마주 설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