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연두씨네/큰빛이의일상

바람과 함께 부르는 노래

문선정 2008. 8. 26. 16:58

아이의 꿈은 늘 푸르다

아이가 꾸는 꿈속 세상도 온통 푸르겠다

엄마는 가끔씩 아이의 꿈 속을 들여다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모험을 좋아하는 아이는 가끔씩

아무도 모르게 구름섬으로 들어가 세들어 산다

섬에 사는 벌과 나비를 따라 뛰어가다가 넘어지고

이름도 모르는 새들의 언어를 배워 새로운 노래를 만들고

섬을 온통 아이의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꿈을 꾼다

 

그리곤, 또 다시 섬에서 나오려고 머리를 짠다.

나무를 잘라 뗏목을 만들고 다듬고 깍아 노를 만들어

섬에서 나오는 아이가 노를 젓는 것이 서툴다.  

참 맑은 물살을 가르며 노를 저으면

비뚤하게 가는 뱃머리가 신기하여 따라가보면

아이가 바랐던 것이 간식처럼 놓여져 있어 짧은 즐거움을 찾기도 하며

또 반대 편으로 비뚤하게 가는 뱃머리 너머 보이는 그 곳에서  머물면서

해 질녘의 사랑에 그리움을 배우고 눈물 흘리는 법을 배우기도 하고

그러면서 쪽빛처럼 빛나는 희망이라는 푸른 새싹에다 물을 뿌려주는 꿈을 꾸면서

아이는 키가 훌쩍 컸다

 

서툰 날개짓 같은 키 큰 아이의 걸음걸이는 휘청거린다

더 높이 더 멀리 날으며 세상의 더 많은 것을 보고 싶어

익숙치 않은 바람의 방향을 타며 한 발자국씩 발자국을 떼는 아이

 

아이가 바람의 줄기를 따라 홀로 걷는 아이는

기다란 팔을 뻗어 바람을 한 주먹 따

손에 든 바람에게 볼을 부비면서 노래를 부른다.

바람도 이 아이를 따라 노래를 불러 준다.

 

 

*** 아이가 가고자 하는 길을 따라다니면서 우리는 많이 웃고 많이 즐거웠다.

아이에게는 우리가 바람이었고

우리에게는 아이가 바람이었던 1박 2일의 짧은 여행.

잊을 수 없는 추억 하나 간직하고 돌아왔다.

 

 

 

 

 

 

 

 

 

 

 

 

 

 

 

 

 

 Hodoo/Urna Chahar-Tugc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