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정 2008. 8. 13. 14:43

큰빛이를 들여보내고 우리 일행은 대나무가 유명한 담양으로 향했다.

담양. 어디로 가야 대나무가 많은지... 무작정 가고 또 갔다.

구비구비 산을 넘고 넓은 대로를 달려서

담양 [대나무박물관]에 도착했다.

 

담양으로 가는 길에 큰빛이한테 전화가 왔다.

엄마! 오늘 너무 좋았어. 외가 식구들도 다 보고... 너무 좋았어. 정말 행복했다...고.

요즘 녀석의 입에서 행복해! 사랑해! 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군대가 행복과 사랑을 가르쳐주는 곳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놓인다.

 

큰빛이 없는 이 자리가 미안하지만... 

아들 덕분에 오늘 이 곳에 올 수 있었으니, 나 또한 행복하구나!

요즘엔 녀석이 전화통화를 끝내는 말에는 사랑해! 라는 말을 꼭 하고는 한다.

사랑한다는 말에 인색했던 이 엄마가 요즘엔 아들에게서 사랑이라는 말을 배운다.

응... 나도 사랑해!

 

- 어디를 한 군데 가야겠다고 마음 먹으면 오랜 시간이 걸려도 기어이 가고 마는 남편.

길을 잃어 오던 길 또 오고 가던 길 또 가고 하면서 포기하려고 했지만 기어이 이 곳에 도착했다.

어렵게 어렵게 대나무 박물관에 도착하자마자 사진 찍어달라고 하는 남편.

ㅎㅎ~ 점잖기만 한 남편에게도 가끔은 어린애 같은 귀여운 구석이 있다.

 

- 얘는, 사진 찍기를 무척 좋아라 한다. 매형이 찍은 자리에서 저도 찍어달라고 이쁜짓을 하는 중이다.ㅎㅎ~

 

- 참 못 말리는 우리 오빠다!

박물관 대나무 평상에 벌러덩 누웠더니... 우르르 몰려드는 못 말리는 남자들.

 

- 오빠 딸 희선이도 사진 찍는 맛에 푸욱 빠져버린...

 

- 어휴, 남편 얼굴 무지하게 탔다.

요즘, 손바닥 만한 텃밭에 오고가느라 새카맣게 타버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