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정
2007. 1. 4. 02:40
...
해질녘
집으로 가는 길목이었지
조금 더 멀리 시선을 던졌을 뿐이었는데
황홀한 노을이 나를 붙잡았지
그건 아주 황홀한 유혹이었지
'가지마, 가지마... '
그의 유혹에 빠져
정신없이 쫒아갔어...
낮과 밤이 막 교차하려는 길지 않은
아, 아주 짧은 순간이라는 걸 알았지
달리고 또 달리고 행여 놓칠새라
그래 놓칠새라 정신없이 달렸어.
중간중간 나와 사랑을 나누는 저 노을...
도시의 전신줄에 걸려 시간을 지체하는 노을을
가을 한낮의 붉은 피곤을 잠시 쉬어가려는
산허리에 걸터앉은 노을을...
...어둑시근해져서야
집으로 돌아 올 수 있었지.
그후로도, 한참을
그 순간을 잊을수가 없었지.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