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아... 기도를...
이승과 저승의 길 사이에서 한 사나흘 헤매고 왔으니...
눈에 보이는 건 더 사랑스러웁고 탐스러운 것 뿐이니
삶에 대한 욕심과 애착이 더 해지는 건 나약한 인간으로서 너무나도 당연하리라.
내 나이의 무늬가 몹시 아픈 날... 이런 아픔이 멈추어 달라는...
난생 처음 기도라는 것을 해 보았다.
지난 날,
내가 나를 소멸하는 날...에는
아주 착하게 옷을 벗고자 했던 오만함에 대한 반성이 와락 몰려오는 순간이다.
기도를 하면서... 문득 느낄 수 있었는 건...
누군가의 가슴에 난 못자국을 더 많이 만져주는 사이에
내 가슴에 생겨난 못자국은 만져줄 새가 없었다는 사실에 눈물이 나는 거였다.
아니, 내 가슴에도 못자국이 있었나... 라는 무심함에 내가 나에게 미안해지는 거였다.
살며 조금만 더 이기적으로 살았다면... 어땠을까?
남의 속 다칠까 염려되어 내 속 바득바득 다독이지 말고
바득바득 거침없이 내 뱉는 후련함을 맛 보았다면 어땠을까...?
수없이 부딪치는 인간관계속에서 분쟁을 피하고 조용하기만을 바랐던 것도 오만함이었을까.
그러나, 이런 것이 오만함이라 하여도 깊은 후회는 없다.
내가 충돌하기 피했던 것에는 나름 타당성이 있었으며
"비밀과 거짓말"로 내게 상처를 주고 나를 떠나간 그녀...가 지금도 측은하기는 하다.
내 생애 사람을 이렇게 저버릴 수 있는 기회가 오리라고는 미처 생각을 못 했지만...
누군가와 충돌하기 싫어하는 내 성격이 그랬던 것처럼
그녀 역시, 비밀과 거짓말을 뿌려놓고 사는 것도 그녀만의 독특한 한 방법이었으리라.
그녀 덕분에 나는 혼자서 끙끙거리며 삭이는 것에도 이력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내 가슴에 난 크고 작은 못자국을 자꾸 만져줘야겠다.
나를 위해 안정을 찾고
나를 위해 사랑을 하고
나를 위해 내 옆의 사람을 힘들게 하지 않을 것이며
나를 위해 내 사랑을 굳세게 지킬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아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아
이제서야 진정한 사랑의 참뜻을 알았으니
그동안 투정만 부리는 철부지였는지를...
얼마나 미련했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