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당국記
임재정
당신이라고 말할 때
입속은 온통 분자구조로 바뀌죠
이런, 말은 당분의 중요 성분
당신이 나를 '나의 소중한' 으로 침 발라버릴 때
그만 멕시코만을 나서는 설탕 수송선을 빼돌렸어요
거듭 당신이 나를 부르죠 대답할 때마다
나는 금세 나와 나와 나의
포도송이로 다닥다닥해지는 걸요
달달당을 만들기로 했어요 당신을 추대합니다
나라를 세웁니다 국기봉엔
솜사탕을 내걸기로 했어요
설탕수송선이 정시에 항구로 든다는 소식
흥건한 나는 다시 나와 나로 무한 증식을 준비하죠
귀를 곧추고 우리라는 넓이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추종하는 것으로
침이 흘러넘치는 광장이 됩니다
어서 오세요 욱신대는 당신
이런, 어느새 그림자뿐이군요
<임재정시집 : 내가 스패너를 버리거나 스패너가 나를 분해할 경우> / 문예중앙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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